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가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럴 경우 국가 신용등급 뿐만 아니라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신용도에도 연쇄적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23일 글로벌 국가 신용등급 전망과 위험 요인 점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역대 가장 많은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올 상반기엔 국가 신용등급 조정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엔 40건 안팎이었는데 올 상반기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9건, 무디스 3건, 피치 3건 등에 그쳤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이례적 이벤트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일어난 만큼 향후 추가 강등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예년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제 회복이 부진한 일부 취약 국가들은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 7월 말 기준 부정적 등급 전망을 갖고 있는 국가는 S&P 기준 19개, 무디스 기준 33개, 피치 기준 32개다.
코스타리카, 르완다는 3대 신용평가사 모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한 상태다. 에티오피아, 페루, 멕시코, 엘살바도르, 인도, 루마니아 등도 복수의 신용평가사에서 동시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피치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에도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공공재정과 정부부채 증가와 관련된 지속적 위험, 실질금리·재정적자의 예상 경로 이탈 가능성 등이 부정적 등급 전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은 코로나19 여파 지속으로 인한 중기 거시 경제와 재정 전망의 불확실성이 등급 전망에 반영돼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향후 국가 신용등급의 위험 요인으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지속, 성장 모멘텀 약화, 재정·부채 부담,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동성, 외화 조달 여건 악화 등을 꼽았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백신 보급과 재정 여력 차이로 인한 불균형 회복은 신흥국 신용등급을 위협하는 요소"라며 "향후 해당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와 금리 향방이 글로벌 통화 정책 기조, 외화조달 여건 등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부채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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