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요리 못한다고 몸에 불 질러…여성은 성노예"

입력 2021-08-24 10:45   수정 2021-08-24 12:21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조직원들에 의해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스카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전직 판사 출신의 인권운동가 나즐라 아유비는 탈레반이 아프간 여성들도 일하고 교육받을 수 있다고 약속했음에도 여전히 고문과 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유비는 "아프간 북부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요리를 못한다는 이유로 탈레반이 몸에 불을 붙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음식을 하도록 강요하고 성노예로 이용하고 있다. 어린 소녀들은 탈레반 대원들과 강제 결혼에 동원 됐다"고 했다.

또 "탈레반은 여성에게 채찍질 등 구타를 하고 고문 수준의 폭행을 자행하고 있다는 현지 인권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유비는 탈레반 통치 아래에서의 삶을 "악몽"이라고 묘사했다. 식료품 가게에 가기 위해선 이웃의 네 살배기 아이를 동반해야 한다고. 그는 몇 달간 수백여 명의 여성 활동가 및 인권운동가가 탈레반에 암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유비는 파르반주지방법원의 첫 여성 판사 출신으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후 탈레반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그는 2015년 아프간을 떠나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거주하고 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법을 앞세워 사회를 엄격히 통제하고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여기지 않았다. 특히 여성은 남성 동행자가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고,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 전통복)로 온 몸을 가려야 했다.

또 불륜을 저지르면 돌을 던져 죽게 하는 등 공개처형 됐고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나 미혼 여성, 13세 이상 소녀들을 탈레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시켰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집권한 이후 집마다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전직 공무원들을 색출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부인하며 여성 인권 우려에 대해 "그들은 아무것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면 히잡을 써야 하며 여성이 히잡을 쓴다면 당신 나라에서 누리는 것과 같은 권리를 가질 것"이라며 "현재 여성 교사들은 업무를 재개했고 여성 기자들 역시 복귀했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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