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식장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수산용 포르말린을 사용해 백혈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전남 이주노동자 인권 네트워크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산용 포르말린을 이용해 양식장 청소 작업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 A씨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면서 "이 같은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업무 연관성 등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 네트워크 측은 수산용이지만 포르말린을 취급하는 노동자에게 안전 교육이나 보호구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고용노동부에 어업 포르말린 사용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권 네트워크에 따르면 A씨는 11년 전 한국에 왔고, 전남 담양과 제주도 등 수산 양식장에서 일하다가 지난 1월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포르말린은 물고기에 붙은 기생충 등을 없애는데 쓰이지만 발암물진인 '포름알데히드'가 포함돼 있다.
관련법에 따라 포르말린을 사용할 때는 방독 마스크나 특수 장갑 등을 착용해야 하지만 A씨는 포르말린의 유해성에 대해 알지 못했고, 면 장갑 하나에 의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A씨는 양식장에서 사용한 '수산용 포르말린'이 백혈병 발병 원인이라며 지난달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인권 네트워크는 "양식장 사업주들이 유해화학물질인 포르말린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어떤 보호구도 없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고용노동부는 알고 있느냐"면서 "암은 잠복기를 거쳐 수년 뒤에 나타나는 병인데 이주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뒤 암이 발병하면 누가 책임지는 것이냐"고 말했다.
또 "그 누구도 A씨에게 포르말린이 발암물질이라고 말해준 적이 없다. 올해 초 백혈병 진단을 받고도 그 이유를 모르다가 지난 6월에서야 포르말린이 발암물질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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