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전망 우세하지만…가계부채 급증에 인상론도 '팽팽'

입력 2021-08-25 09:11   수정 2021-08-25 09:12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이 계속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만큼 금리 인상을 단행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100명 중 67명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7월 기준금리 동결(89명) 전망보다는 줄어든 수준이다.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는 33명으로 직전 조사결과(11명)보다 3배나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8월 금통위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 확진자, 50일 연속 네 자릿수…"10월 인상 가능성"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1일(2223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50일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델타 변이의 확산세도 만만치 않다. 신규 감염자 가운데 델타형 변이는 3033명으로, 전체 변이 감염자의 99.1%나 차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7월 금통위 직전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보다 빨라졌다는 점에서 금리 동결을 전망한다"며 "4단계 거리두기가 또 한번 연장되면서 금통위 내부적으로도 코로나에 대한 스탠스(관점)가 변했을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현재 거리두기 4단계인 만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엔 부담스러운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대유행의 피크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예상도 있다"며 "9월 학교 개학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염 리스크가 큰 상황인 만큼, 금통위가 인상을 결정하기엔 부담과 불확실성이 크다"고 짚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8월 인상도 서프라이즈는 아니지만, 거리두기 최고 단계 속 진행되는 금통위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 10월 금리인상에 조금 더 무게중심을 둔다"며 "9월 백신 접종률 70%를 확인한 후 10월 인상이 더 편한 결정으로, 동결되더라도 만장일치는 아닐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던 고승범 위원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돼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지나 연구원은 "고승범 위원을 제외하면 매파적 성향 위원은 최대 2명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이들도 코로나19 전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인상 소수의견은 1명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가계부채 1800조 치솟아…"인상카드 꺼낼 것"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한 만큼, 금융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의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2분기 말과 비교하면 가계신용은 1년새 168조6000억원이나 불어나면서, 2003년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규모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의 거듭된 강조에도 가계부채 증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8월 인상을 예상하는 논거"라며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여건을 둘렀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상대적으로 정책 우선 순위를 금융안정으로 강조한 만큼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7월 금통위 때와는 달리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도 인상을 지지하는 근거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중순부터 다소 주춤해졌던 1차 접종률은 7월말부터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며 "백신 보급이 다소 회복되면서 추석 전까지 국민 70% 이상 1차 접종은 달성 가능할 전망이고, 이를 감안하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충격은 과거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추가로 환율 안정을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1개월 만에 1170원대를 돌파했고, 지난 20일엔 중국의 통화 긴축 가능성에 장중 1180원대를 뚫기도 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원화가 강세가 되면서 환율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할 시 내외 머니마켓 금리 차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취약했던 자산시장이 한 단계 더 조정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차후 통화당국의 정책 정상화를 더 어렵게 할 방침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동결보다 비용이 덜 드는 안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 34명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18명이 기준금리를 0.75%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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