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40兆 투자'…원익IPS·한솔케미칼 웃는다

입력 2021-08-25 17:38   수정 2021-09-02 16:06


삼성그룹이 24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들도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한 수혜주 찾기에 한창이다.
장중 한때 10% 급등
삼성전자가 투자를 발표한 다음날인 25일 반도체 소부장주는 장중 한때 10% 가까이 급등했다. 하나마이크론은 7.92% 오른 1만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머티리얼즈(3.19%)와 한솔케미칼(1.9%)도 강세를 보였다. 전날 9.14% 오른 원익IPS는 보합(0.45%)으로 마감했다.

전날 삼성그룹은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약 200조원이 반도체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예상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합병(M&A) 비용을 제외해도 150조원 정도가 반도체에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메모리 관련주 주목
전문가들은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기 때문이다. 밸류체인 내에서 최대 수혜주는 원익IPS다.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원익IPS를 수혜주로 지목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원익IPS는 삼성전자가 지분 3.8%를 보유한 협력사다.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증착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에 모두 장비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소부장 필수 보유 종목으로 거론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라인을 신규로 증설했을 때 소재 공급사 대비 수주와 매출이 먼저 발생한다는 점에서 직관적인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소재 분야에서는 한솔케미칼이 대장주로 꼽힌다.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수혜주로 꼽았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용 소재인 과산화수소와 프리커서를 생산한다. 국내에 한솔케미칼과 원익IPS만큼 비메모리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없어 성장성이 밝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두 기업의 비메모리 관련 매출이 2019년 400억원에서 내년 1000억~2000억원 수준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스나·네패스 등도 수혜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도 유망하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하나머티리얼즈, 유니셈, 테스나, 네패스는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이 40~50%에 달한다. 하나머티리얼즈는 반도체용 실리콘 소재·부품을 공급한다. 테스나와 네패스는 반도체 후공정(OSAT) 대표 기업이다.

유니셈은 반도체 유해가스 처리 장비인 스크러버와 온도조절 장치 칠러를 생산한다. 비메모리 장비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는 점이 긍정적이다.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며 올해만 주가가 두 배 뛰었다. 올해 영업이익이 500억원으로 작년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앤에스텍, 에프에스티, 엘비세미콘, SFA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등도 수혜주로 꼽혔다. 이들 종목은 비메모리 비중이 높아 수혜가 예상된다는 게 IBK투자증권 설명이다. 에스앤에스텍은 반도체 노광공정 핵심 소재인 블랭크 마스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삼성전자를 최대 고객사로 둔 반도체용 특수가스 업체 원익머트리얼즈도 유망주로 거론된다. 경쟁사인 SK머티리얼즈가 특수가스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법인을 신설하고, 존속 법인을 SK와 합병하면서 매수세가 원익머트리얼즈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합병 후에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만들면서 연간 매출이 3000억원 수준인 곳은 원익머트리얼즈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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