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연일 '공동 부유' 외치자…텐센트 이어 핀둬둬도 강제 기부

입력 2021-08-25 17:52   수정 2021-08-2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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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 부유’를 강조하자 중국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거액을 기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반독점 규제 등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 빅테크들은 ‘자발적’ 기부까지 강요받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는 지난 2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의 농업과학기술전담 기금 조성 계획을 내놨다. 농업과학기술기금은 농촌 지역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2015년 설립된 핀둬둬는 매출 기준 3위, 실구매자 수로는 1위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하지만 창사 이래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 2분기에서야 사상 두 번째 분기 흑자(순이익 24억1500만위안)를 낸 핀둬둬가 당장 100억위안을 마련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이신은 “2분기 이익을 냈지만 지속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수익 구조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핀둬둬의 거액 사회 기부 약속은 중국 공산당이 공동 부유 목표를 전면에 앞세우면서 기업과 부유층의 ‘사회 보답’을 요구한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 공산당은 17일 시 주석 등 핵심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연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분배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공동 부유 목표를 전면화했다. 당 지도부는 소득 격차를 줄이는 1차 분배, 세금과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2차 분배, 부유층과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한 3차 분배 등 실행 방안도 내놨다.

회의 결과가 발표된 직후인 18일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500억위안(약 9조원)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당국이 인터넷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이 공산당이 요구한 사회 보답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빅테크들은 공동 부유 전면화 이전부터 이미 거액의 사회공헌 계획을 내놨다. 홍콩 밍보는 자체 분석 결과 지난 1년간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핀둬둬, 메이퇀, 샤오미 등 6대 빅테크가 총 2000억홍콩달러(약 30조원)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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