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마이스(MICE) 복합단지인 ‘르웨스트(LE WEST)’가 착공되면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마곡지구 아파트 단지인 ‘마곡 엠밸리’는 2014년 첫 입주가 이뤄졌을 때만 해도 미분양 사태를 빚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인근 마곡산업단지에 LG전자 등 대기업이 잇달아 입주하면서 신흥 인기 주거지로 떠올랐다.
마곡 엠밸리 중 유일한 민간 아파트 브랜드인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는 2017년 지어졌다. 올 2월엔 마지막 남은 9단지 입주가 이뤄졌다. 1~9단지는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신방화역을 사이에 두고 있고, 10~15단지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 남쪽에 있다. 1차 공급 당시 7단지를 제외한 8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났다. 마곡 엠밸리 옆 산업단지에는 LG전자 등 LG그룹 계열사와 에쓰오일, 코오롱, 대우조선해양, 이랜드 등 190여 개 대기업이 입주해 있다.
13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4일 신고가인 15억1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마곡 엠밸리 전용 84㎡ 매매가가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규제 지역 내 매매가 15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어 전액 현금으로 매입해야 한다.
다른 단지 전용 84㎡도 매매가 15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곡나루역, 공항철도 마곡역과 가장 가까워 마곡 엠밸리 ‘대장주’로 꼽히는 7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중순 신고가인 14억95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그보다 3억원 이상 오른 18억원에 달한다. 이 단지 전용 114㎡는 지난달 강서구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인 17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6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14억9000만원에 팔린 뒤 호가가 17억원까지 뛴 상태다.
마곡동 M공인 관계자는 “집값 급등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며 “기존 매도 호가보다 5000만~1억원을 높이는 바람에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현재 13단지를 제외한 14개 단지의 매매 매물은 각각 10개가 채 안 된다.
마곡나루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김포국제공항 주변 개발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서울시는 김포공항 일대 부지를 항공 관련 신(新)산업단지와 물류 거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9호선 양천향교역 앞 가양동 옛 CJ제일제당 공장 부지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면적 79만㎡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와 업무·상업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선 마곡지구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외곽이라는 입지 한계에다 마곡산업단지 공실도 아직 채워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마곡산업단지 내 기업의 입주율은 50~60% 수준”이라며 “마곡은 강남 등으로 출근이 쉽지 않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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