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의 장 로드니 루오프 단장과 다 루오·메이훼이 왕 연구원이 이 같은 성과를 내 자연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고 25일 발표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배열된 평면 물질을 말한다.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2차원 단결정’이라고도 불린다. 두께가 0.2㎚(나노미터) 수준으로 얇으면서 투명하고, 신축성이 좋으면서도 강철보다 강도가 200배 이상 강하다. 또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키고 다이아몬드와 비슷한 열전도율을 낸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2차전지 전극 등에 광범위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사례는 없다. 제작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여러 층의 그래핀이 겹치는 적층 구역이나 주름지는 접힘 부분이 존재해 기계적, 전기적 물성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평평한 ‘1층짜리 무결점 그래핀’이 아니면 쓸모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학계에 등장한 지 17년이 지났지만 ‘만년 꿈의 신소재’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이유다.
통상 그래핀은 1320K(1046.85도) 이상 고온에서 합성한 뒤 실온까지 냉각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구팀은 1030K(756.85도) 이상 온도에서 접힘이 발생한다는 점을 처음 발견하고, 이 온도 밑에서 접힘과 적층이 없는 무결점 그래핀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제작된 그래핀은 전하 이동도가 실리콘보다 7배, 기존 그래핀보다 3배 높았다. 연구팀은 양산 가능성도 입증했다. 구리-니켈 포일을 밑에 기판으로 깔고 가로 4㎝, 세로 7㎝ 면적 무결점 그래핀 5장을 동시에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관계자는 “무결점 그래핀을 활용하면 소자 위치나 방향과 무관하게 항상 같은 효율을 내는 고성능 집적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며 “전자, 기계, 광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핀이 상용화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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