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가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해명하며 "친정 아버님"이라는 표현을 썼음을 두고 "기만적 표현"이라며 비판했다.
김 씨는 27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치인 개인사는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싱글인데 누가 자신의 아버지를 '친정 아버님'이라고 칭하나. 이는 계산된 매우 기만적 표현으로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윤 의원 스스로 25년전 이혼해서 싱글이며 자녀도 없다고 했다"며 "친정 아버님, 독립 가계 같은 표현을 들으면 '아 결혼해서 따로 가족, 살림이 있구나'라고 읽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 친정과 돈 문제가 상당히 분리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윤 의원이) 그런 인상을 주려고 일부러 이런 표현을 쓴 것이다. 친정은 시댁이 있을 때 쓰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통 크게 남과 다른 그 무엇을 보여주려다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 모든 게 까발려지게 됐다"며 "제 발에 걸려 넘어진 꼴"이라고 윤 의원을 비판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아버지라 했다가 재혼하면 또 친정아버지라 해야 하냐. 말꼬리 잡을 걸 잡아라", "독립하면 원래 집을 친정이라 표현한다. 아나운서들도 입사한 방송국을 떠나 타방송국에서 일할 때 친정이란 말을 종종 한다", "결혼을 아예 안 한 사람은 친정아버지가 있을 수 없겠지만 이혼한 사람에게는 시부모, 친정 부모 다 존재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이야기 전개의 맥락상 결혼이 전제되었기에 친정아버지라고 한 것 같은데 별 트집을 다 잡네"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친의 세종시 논 구입 과정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25일 "26년 전 결혼하며 호적을 분리한 뒤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독립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지난 친정 아버님을 엮은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 아니면 무엇이겠냐"라며 대권 불출마는 물론 의원직도 사퇴할 뜻임을 밝혔다.
윤 의원은 이준석 당대표 등 지도부의 만류에도 "이게 내 정치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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