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심야 괴담회'에서 1999년 발생한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참사를 괴담 소재로 사용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심야괴담회' 측은 참사가 지닌 사회적 의미를 되새기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에피소드였다고 밝혔다.
'심야괴담회' 측은 27일 한경닷컴에 "사회적 참사의 구조적 문제를 짚고 추모의 의미를 담은 내용의 방송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를 주신 분 역시 씨랜드 화재 참사가 잊히는 게 안타까워서 제보를 주신 거였다. 그분이 자제분들과 현장을 다시 방문해 추모를 하기도 했다. 또 그 곳이 추모공원으로 만들어질 계획인데 일정이 늦어지니 빨리 건립돼 추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심야괴담회'에서는 1999년 6월 경기도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발생한 참사가 에피소드로 다뤄졌다.
해당 사고는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진 화재 참사다. '심야괴담회'에서는 참사 현장을 보존해야 하는 특별 임무를 맡았던 제보자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해당 제보자가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현장을 직접 찾는 등의 모습을 전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일부 시청자들은 괴담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삼은 게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재연 장면에서 무당이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장면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씨랜드 참사 유가족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작진에게 자료 요청이 왔었다며 "참사가 방송 소재로 사용된 점이 가슴 아프다. 이런 식으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는 말을 했다.
이와 관련해 '심야괴담회' 측은 "이후 제작진이 유족 대표분과 전화를 했다. 해당 방송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유족 대표분도 이를 납득하고 이해하신 걸로 알고 있다"면서 "유족들께서도 이해해 주셨지만 앞으로 실화를 다루는 부분에 있어서 더욱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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