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전문가인 김상균 교수는 "19세기 초반에 산업혁명기가 있었고, 그때 산업혁명에 적응하지 못했던 국가는 GDP(국내총생산)가 별로 변하지 않았어요. 근데 산업혁명에 적응했던 유럽국가들은 다 부국이 되었습니다. 그때보다 훨씬 큰 빅뱅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초창기입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필자도 요즘 변화하고 있는 메타버스 환경과 성장성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자산관리(PB) 고객분과 상담하면서 메타버스 관련 펀드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오랜기간 투자상품을 경험해 온 그 분은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메타버스 펀드의 편입종목을 살펴봤더니, 우량 IT 종목으로 분산 운용되고 있다"며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기술주 중심의 펀드와 별다른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필자도 그 부분에 대해 같이 공감했습니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메타버스 펀드와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편입종목을 보면, 몇 개 종목을 제외하고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펀드 편입종목에서 네이버 카카오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대형 IT 회사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산업에 100% 연동해서 사업을 하고, 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습니다. 이 중 향후 성장성이 있는 회사를 골라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펀드(ETF 포함)는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수십개의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개별주식의 편입제한(10% 이내)을 지키고, 변동성과 위험 분산을 위해 몇 개 종목에 집중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펀드의 투자 결과는 주식투자보다 속도가 더딘 반면 위험분산과 변동성 관리부분엔 강점이 있습니다.
첫째, 그 산업의 라이프 사이클을 100으로 봤을 때, 산업 초창기보다는 그 산업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시기에 투자해야 합니다. 보통 20% 정도 진행됐을 때 투자하는 것이 안정성 있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이러한 예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관련 펀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재무적 기업평가 방식에 비재무적 기업평가 방식인 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도 병행해 기업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해 운용하는 펀드입니다. 인기가 있고 수익률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도 비슷한 콘셉트의 펀드가 있었습니다. SRI 펀드(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인데 사회,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견조한 회사들에 투자하는 전략을 가진 펀드였습니다. 당시에는 SRI 콘셉트로 회사를 골라내는 평가기준이 발달하지 않았고, 골라낸 회사들도 시장평균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해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ESG, 또는 SRI 전략으로 좋은 회사를 골라내는 기준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펀드전략으로도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장상황이 이러한 기준을 충족할만큼 성숙됐기 때문입니다.
둘째, 투자한도는 투자자산의 10% 범위 내에서 또는 적립식으로 메타버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향후 관련산업의 급격한 성장세와 가치급등이 언제 발생할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투자자보다 빨리 성과를 거두고자 투자를 한다면 초기산업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 일시에 투자하는 범위는 투자자산의 10% 이내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산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분산투자를 하는 목적으로 매월 일정금액을 투자하는 적립식투자방식도 권해드립니다.
향후 메타버스 산업에 어떤 회사가 각광을 받고 가치가 올라갈 것이며 그렇게 전망있는 회사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는 펀드매니저에게 맡기면 됩니다. 이런 일들을 24시간 고민하는 사람이 펀드매니저이고, 그 성과로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펀드 투자자는 펀드성과가 시장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초과하는지, 편입종목중 시장이슈가 되는 메타버스 종목들이 들어있는지 등을 확인하면 됩니다.
인간에게 필수적인 사항인 의식주 관련 산업은 항상 수요가 있습니다. 메타버스 관련 산업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산업입니다. 누가 먼저 기회를 선점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 및 확산시키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것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미래 핵심 성장산업에 투자자로서 발을 담그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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