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사교육 이어 연예계도 ‘정화’ 나서나

입력 2021-08-29 12:34  


중국 당국의 사정 칼날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교육업에 이어 연예계로 향하고 있다. 집권 3연임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분배 중심의 '공동 부유'와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가운데 높은 수입을 올리는데다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이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다.

29일 중국 관영매체들은 유명 배우 정솽이 탈세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이후 일제히 비판 논평을 내놨다. 인민일보는 최근 드러난 연예인들의 위법행위와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이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CTV는 "무질서한 팬덤은 스타가 고수입을 얻는 주 요인"이라면서 "아이돌의 탈세를 잡아내 무질서한 팬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도 "정솽 사건은 연예계 종사자들에게 자기 단속을 강화하도록 경고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음악가와 영화인, 방송예술가 등 중국 내 연예 관련 10여개 협회들은 25~26일 각각 '직업 기풍 건설' 관련 좌담회를 열고 직업윤리 준수를 강조했다. 좌담회에서는 "예술계에 종사하고 싶으면 먼저 도덕을 정립해야 한다" 등의 발언이 나왔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은 지난 27일 탈세 혐의를 받는 배우 정솽에게 벌금 2억9900만위안(약 539억원)을 부과했다. 정솽은 최근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낳은 아이를 버린 것으로 알려져 대중의 비난을 받고 연예계에서 퇴출된 상태다.

이에 앞서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인 캐나다 국적자 크리스 우(중국명 우이판)가 강간죄로 공안에 체포됐다. 드라마 '황제의 딸'로 유명한 배우 자오웨이(조미)의 작품과 그의 신상이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알리바바 계열사인 알리바바픽처스에 투자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당국이 최근 알리바바와 관련된 인물을 솎아내는 것과 자오웨이가 관련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다. 방안에는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등 미성년자의 참여를 통제하고, 연예인 팬클럽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CAC는 또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경제·금융 1인미디어 '즈메이티(自媒體)' 단속에 착수했다. 중국의 경제 상황과 정보를 왜곡하는 보도를 금지하는 한편, 중국 상황을 잘못 해석한 외신을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도 단속한다. '특종'이라는 문구를 달거나 '소식통'을 인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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