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출마 선언식에서 "촛불 정부에 대한 실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진보정당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지난 2007년 민주노동당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고, 2012년에는 진보정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공식 지지하며 사퇴했다. 2017년에는 정의당 후보로 선거를 완주했다.
그는 역대 정권을 거론하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권력을 주었지만 돌아온 것은 4대강 사업, 세월호 참사와 국정농단이었다"며 "1700만 촛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었던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좋은 기회를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양당정치는 서로 격렬하기만 할 뿐, 민생개혁에는 철저히 무능했다. 산업화 정당, 민주화 정당에는 이미 수고비 주실 만큼 다 주셨다"며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삼겹살 불판 교체론'에 빗댄듯 "34년 묵은 낡은 양당 체제의 불판을 갈아야 한다. 정권이 아니라 정치를 교체해달라"고 강조했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산업화, 민주화 세력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며 여전히 시장권력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이제 시장의 시대는 끝내야 한다"며 "심상정 정부는 생명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시장을 단호히 이기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공약으로는 △단결권을 비롯한 신노동 3권 보장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 추진 △토지초과이득세 추진 △평생울타리소득체계 구축 등을 앞세웠다. 그는 "노동자·하청기업·대리점과 가맹점 등 시장 안의 모든 약자들에게 시장 기득권에 맞설 수 있는 단결권을 부여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 모든 분야와 마을에까지 분권과 자치를 대폭 확대하는 정부를 만들어 국가와 시장을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강한 사회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토지공개념부터 확고히 세울 것"이라며 "필요에 의한 개인과 기업의 토지 소유는 인정하되, 시세차익을 노린 토지 소유는 세금을 통해 철저히 억제하고, 불필요한 토지의 매각을 유도해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할 것"이라며 "최소한 시민의 80% 이상은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심 의원은 "위드(with) 팬데믹 시대를 대비한 공공의료체계를 확립하고 공공의료종사자의 처우를 정당하게 개선하겠다"며 "시민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해온 통제방역을 넘어 손실보상 및 일상회복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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