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빙 AI로봇도 보험 든다…KT, DB손보와 이달 종합보험 상품 국내 첫 출시

입력 2021-08-29 17:32   수정 2021-08-30 00:54


로봇사업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KT가 DB손해보험과 이르면 이번달 말부터 서빙로봇 임대형 상품에 가입한 이들에게 로봇 전용 보험을 제공한다. 서빙로봇 전용으로 종합보험 상품을 상용화하는 최초 사례다. ‘보험 사각지대’가 해소되면서 서비스 분야 로봇 도입·확산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KT, AI 서빙로봇에 보험 제공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께 DB손보와 인공지능(AI) 서빙로봇 종합보험 상품 출시 계약을 맺는다. KT의 임대형 서빙로봇에 대해 DB손보가 영업배상 책임보험과 휴업손해보험을 아울러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KT는 지난달 말 상용 서빙로봇 판매에 들어갔다. 음식점이나 호텔 등이 주요 고객이다. 로봇기업 베어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가 제조한 서빙로봇 두 종류에 KT의 AI 시스템을 접목해 운용한다.

양사는 임대형 서빙로봇이 오작동이나 고장을 일으켜 매장 내 대물·대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 보상해주기로 했다. 고장 등으로 로봇을 사용하지 못한 시간만큼 인건비도 따로 산정해 보상한다. 보상한도는 건당 1000만원, 매장당 1억원 상당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과실 유무에 상관없이 200만원 한도에서 치료비도 지급한다. 이 보험은 임대형 서빙로봇마다 적용된다. 로봇 이용자는 추가 비용을 내지 않는다. 기존 임대형 로봇 이용자에게도 월 이용료 인상 없이 보험을 적용한다.

KT와 DB손보는 향후 1년 동안 로봇 운용 데이터를 취합·분석해 특화 보험상품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카페 바리스타 로봇, 우편로봇 등에도 전용 보험을 만들 예정”이라며 “서비스형 로봇에 대해 보험 ‘풀 커버리지’를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로봇 확산 계기 될 것”
AI 서빙로봇은 자율주행 방식으로 음식점, 호텔, 매장 등에서 음식이나 물건을 전달한다. 서비스 로봇 중에서도 수요가 높지만 기술 발달에 비해선 현장 도입률이 높지 않다. 국내엔 전용 보험 상품이 없어 이용을 꺼리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로봇 관련 기존 국내 보험상품은 산업용 로봇에 한정돼 있다.

그간 서빙로봇을 임차·구매해 쓰는 이들은 로봇 공급기업의 자체 보상 프로그램에 의존하거나, 일반적인 영업배상 책임보험을 통해 영업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포괄적으로 보상받는 방식을 썼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서빙로봇이 흔치 않다 보니 데이터가 부족해 보험상품 요율 산정이 어렵다”며 “보험상품 위험을 분산해주는 재보험사에서도 ‘리스크를 평가하기 힘들다’며 재보험을 받아주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데이터 부족과 보험상품 미비가 서로 꼬리를 무는 악순환이 이어진 이유다.

하지만 최근 관련 보험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서빙로봇 확산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지난달엔 현대해상이 베어로보틱스가 만든 서비스 로봇에 대해 기기 결함 시 보상해주는 생산물 보상책임 보험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서빙로봇을 기존 보험상품의 목적물로 수용한 방식이다. 보험료율은 인슈어테크(정보통신 기반 보험) 스타트업 보맵과 협업해 산정했다.

통상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고용하려면 한 달에 150만~200만원가량 비용이 든다. 서빙로봇은 도입 비용이 월 50만~70만원대다. KT는 “서빙로봇 보험상품이 늘면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들이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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