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해 11억원에 이전

입력 2021-08-30 14:17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원장 명성호)이 개발한 ‘고용량 리튬이온전지용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대량 제조기술’이 기업체에 11억원에 기술이전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KERI 전기재료연구본부 소속의 나노융합연구센터 이건웅·정승열 박사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김익준·양선혜 박사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기술은 친환경 전기차 및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소재인 ‘실리콘(Si)’의 단점을 보완해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중소·중견 업체들도 쉽게 접근 가능한 획기적인 복합 음극재 제조기술이다.

리튬이온전지의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은 기존에 사용되던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나 높고 충·방전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충·방전 시 부피 팽창(3배 수준) 문제와 전기 전도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또 실리콘 입자가 부서지거나 전극 박리 및 연속적인 전해액 분해 반응으로 전지 성능을 급격히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도 있어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었다.

KERI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핀’에 주목했다. 그래핀은 2차원 탄소나노소재로서 전도성이 매우 우수하고, 전기 화학적으로도 안정하여 실리콘을 전해질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그래핀 코팅층은 우수한 기계적 강도를 지닌 그물망 구조이기 때문에 실리콘의 부피 팽창에 따른 성능 감소를 억제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기반으로 KERI는 실리콘과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이상적인 리튬이온전지용 고용량 음극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KERI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존 리튬이차전지용 활물질 제조공정과 접목시켜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량제조 공정기술도 확보, 중소·중견 기업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를 기반으로 한 시작품인 ‘파우치형 풀 셀(Full Cell)’을 제작하고, 전기화학적 특성 검사까지 마무리했으며, 기술에 대한 국내·외 원천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해당 성과는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전기·전자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HNS(대표 남동진)에 최근 11억원에 기술이전됐다. KERI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로 월간 톤(t) 단위 이상의 실리콘/그래핀 복합체 분말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밀도로 환산하면 스마트폰용 배터리 약 3만6000대 분량 및 600MWh 용량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과제책임자인 이건웅 박사는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은 친환경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방위산업,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고용량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주행거리를 약 2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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