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랩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원 경매에 입찰하려면 해당 물건이 있는 지역 법원으로 가야 하고 입찰금액에 ‘0’을 실수로 하나 더 적어 사고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많다”며 “온라인 기술을 접목하면 이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경매아카데미를 운영해 온 이도선·전영훈 공동대표와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매야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 위·변조를 방지한 온라인 경매 서비스다. 개인이나 공인중개사가 온라인 사이트에 물건을 등록하면 입찰 희망자는 최저입찰가의 1%를 보증금으로 내고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개찰일까지 입찰 금액 등을 비롯한 참여자의 모든 정보는 블록체인으로 암호화해 저장된다. 개찰일이 되면 암호화가 자동으로 풀려 입찰가 순으로 낙찰자가 결정되고, 모든 과정이 이용자에게 공개된다. 이 랩장은 “경매는 입찰 가격 순으로 낙찰이 결정되는 만큼 입찰 데이터의 보안이 중요하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개발자와 서버 관리자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개찰 전까지 정보 열람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유일한 기술로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민간 경매 시장은 해외에선 활성화돼 있다. 중국의 온라인 경매 플랫폼 타오바오에선 49만 건에 달하는 부동산 경매가 이뤄졌다. 미국 옥션닷컴의 연평균 부동산 경매 건수는 약 1만3000건이다. 이 랩장은 “민간 경매가 활발해지면 매도자 입장에선 법원 경매로 넘어가기 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팔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장가격이 형성되기 어려운 토지와 단독주택 등의 거래에서 활용하기 좋다”며 “아파트도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매수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 경매를 통한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랩장은 베타서비스 중인 경매야가 자리를 잡으면 전체 부동산 거래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낙찰가 예측하기’를 통해 법원 경매 물건에 모의로 입찰하고 입찰 데이터를 모아 예상 낙찰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그는 “국내 프롭테크산업은 온라인 부동산 거래가 발달한 해외에 비해 5년가량 뒤처져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디지털상 부동산 거래 환경을 구축해 거래 당사자와 공인중개사가 안전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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