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4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지난 사람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시행한다. 그동안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12~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의 접종도 10월부터 시작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심의 결과를 토대로 ‘접종 완료 후 6개월 이상이 지난 사람’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기로 했다.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는 그 이전에도 앞당겨 맞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당국은 고위험군 등에 부스터샷을 우선 시행한 뒤 일반 국민으로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병원 등 고위험군부터 추가 접종을 할 것”이라고 했다.
12~17세 접종은 학부모와 학생 본인의 자발적 동의 아래 진행할 수 있도록 학교별 단체접종이 아닌 개별접종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임신부 27만 명에 대해서도 화이자·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사용하기로 했다.
부스터샷은 1·2차와 동일한 백신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부터 일반 국민에 대한 부스터샷을 시작하는 미국도 1·2차와 같은 종류의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1차 아스트라제네카(AZ)·2차 화이자 등 서로 다른 백신을 맞은 교차접종자, 백신을 한 번만 맞은 얀센 접종자는 어떤 종류의 백신을 맞을지 정해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구체적인 접종시기와 백신 종류 등을 9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소아·청소년 등에 대한 접종이 시작되면 접종완료율을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12세까지 접종 연령을 낮추고, 미접종자에 대한 추가 접종이 이뤄지면 접종률이 80%에 다가가게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를 추월하며 높은 수준의 접종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백신 수급이다. 최근에도 모더나 백신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서 mRNA 백신 1·2차 접종간격이 4주에서 6주로 밀리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수시로 터지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이 접종 대상을 넓혔지만 백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언제든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 청장은 “4분기에 약 9000만 회분의 백신이 들어올 예정”이라며 “최대한 백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주 들어오기로 한 모더나 백신 600만 회분의 도입 일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00만 회분 공급이) 문서로 확약된 건 아니다”며 “정부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한 뒤 이메일로 받은 것”이라고 했다.
만 18~49세 국민 대부분이 1차 접종을 마치는 추석 이후에 백신 폐기량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정 청장은 “최대한 잔여백신이 폐기되지 않도록 대상자들이 조기에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아/임도원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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