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개월 된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남성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통한 약물치료 청구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전지법 형사12부(유석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살해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를 받는 양모(29·남)씨와 사체은닉 등 혐의의 친모 정모(25·여)씨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사기죄로 복역한 후 최근 출소한 양 씨는 정 씨와 20개월 된 정씨 딸과 함께 살게 됐다.
지난 6월 15일 새벽 술에 취한 양 씨는 아이가 잠을 안 자고 운다는 이유로 아이를 이불로 덮은 뒤 수십차례 때리고 발로 밟는 등 1시간 가량 폭행해 숨지게 했다.
양 씨는 아이의 친모 정 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겼다.
검찰은 양 씨가 학대 살해 전 아이를 강간한 것을 확인했다.
양 씨는 범행 당시와 경찰 수사 중에 자신을 아이의 친부로 인지하고 있었다. 유전자(DNA) 조사 결과 양씨는 피해 아이의 친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정 씨는 양 씨로부터 폭행, 협박에 시달려 극도의 공포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씨가 딸을 성폭행 하려 할 때도 지시에 따라 현장이 아닌 곳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 씨의 변호인은 "정씨가 장애 정도는 아니지만 지적 능력이 떨어져 심리적 지배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씨는 또 장모에게 음란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지난 29일 양 씨와 장모의 메시지 내용을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된 캡처본에서 장모는 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양 씨에게 연락했다. 이에 양 씨는 "어머님이랑 한번 하고 싶다", "어머님과 성관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모는 딸과 아이를 왜 못보게 하느냐고 묻자 "어머님이랑 한번하고 나면 공유하겠다"고 대답했다.
협회 측은 "문자는 양씨가 20개월 아기를 상습학대 강간 살해한 지 2주가 지난 후, 딸과 손녀에게 연락이 안돼 걱정하는 자신의 장모에게 보낸 것"이라며 "이러한 패륜 악귀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달라는 진정서를 법원에 제출해주시고, 국민의 알권리, 패륜악귀를 피할 권리를 위해 신상 공개에도 동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영아를 상대로 성폭행이라는 범행을 저지르고도 장모에게 문자를 보내는 등 성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양 씨에게 성 충동 약물 치료 명령을 함께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성 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성충동약물치료법)에 따르면 19세 이상 재범 가능성 있는 성범죄자에 대해 검사는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맘카페 등 온라인에서는 양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바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개월 여아를 끔찍하게 학대하고 성폭행해 살해한 아동학대 사건 피고인 신상 공개를 원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고 31일 오전 9시 기준 9만 7483명이 동의했다.
검찰은 오는 10월 8일 예정된 공판에서 양 씨의 구형량을 밝힐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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