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그의 행동을 이상하다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반려동물은 이제 많은 이들에게 가족의 일원이 됐다.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보호자의 애틋한 마음은 매년 커지고 있다. 동물제약사 조에티스(Zoetis)가 어느덧 시총 100조원의 기업이 된 비결이다.
조에티스는 미국 화이자 동물건강사업부에서 2013년 독립해 만들어진 회사다. 동물 제약회사 중에선 가장 규모다 크다. 조에티스는 개, 고양이, 말 등 8가지 핵심동물에 대해 골관절약, 기생충약 등 300개 이상의 약을 만들어 판다. 120국 이상에서 판매되며, 국가 별로는 △미국 53% △브라질 8% △중국 4% △일본 3% 등 순으로 매출비중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조에티스의 매출 중 강아지·고양이 등 반려동물 관련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가장 많았다. 소(24%)와 돼지(10%)가 그 뒤를 이었다.
매년 성장중인 반려동물 의료 산업이 주가를 견인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반려동물 관련 지출은 1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약 10년 간 시장 규모가 두배로 성장한 것이다. 의료 관련 지출의 비중은 사료에 이어 2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도 조에티스에게 기회였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이 늘어난 덕이다. 미국애완동물협회(American Pet Products Association)는 지난해 3~12월 사이에 1300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입양했다고 추정했다. 크리스틴 펙 조에티스 대표 역시 "팬데믹에 사람들이 더 많은 반려동물을 입양했고 더 많은 시간을 그들과 보낸다"며 "반려동물에 쓰는 돈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에티스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1위를 굳히려 하고 있다. 2018년엔 혈액분석시스템 등 수의용 진단기기를 개발·제조하는 에이백시스(Abaxis)를, 2019년엔 동물 영양제를 주로 만드는 플래티넘 퍼포먼스(Platinum Performance)를 차례차례 인수했다. 8월엔 반려견 마취제 등 반려동물 관련약을 제조·판매하는 호주의 쥬록스(Jurox)도 인수했다.
월가에서도 조에티스를 긍정적으로 본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조에티스를 분석한 18명의 애널리스트 중 7명이 '적극 매수(Strong Buy)'를 추천했고, 9명이 '매수(Buy)'를 추천했다. 중립을 추천한 애널리스트가 2명, 매도는 없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5.68배 수준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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