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GSGG'라는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됐습니다. GSGG가 '개X끼'를 의미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김 의원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자 31일 새벽 SNS에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김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에 앞장선 인물입니다.
박 의장은 여야 합의를 강조하며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미뤘는데요. 김 의원이 "감사하다"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개정안의 상정을 막은 박 의장을 비꼰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문제는 GSGG가 욕설로 통한다는 것입니다. 김 의원은 논란이 일자 'Governor Serves General G(정치권력은 일반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를 뜻으로 썼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GSGG는 해당 글에서 삭제했습니다.
금태섭 전 의원은 SNS에 "논란이 많은 법안이 원하는 대로 통과되지 않았다고 국회의장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개새끼'의 약어를 써서 공개적으로 욕을 한 의원은 반드시 국회에서 징계해야 한다"며 "모욕을 당한 것은 박병석 의장 개인이 아니라 그가 대표하는 국민 전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금 전 의원은 "한 마디 사과나 반성없이 변명이라고 내놓은 말도 천박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다"며 "제너럴G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런 사람이 우리를 대표한다니 나까지 부끄럽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금 전 의원의 주장대로 김 의원을 징계할 수 있을까요? 국회법은 국회의원의 모욕 등의 발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국회법 제146조에 따르면 '의원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돼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국회법 제155조에 따라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징계가 가능합니다.
형법 제138조에도 국회회의장 모욕죄가 규정돼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국회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박 의장 '모욕 발언'은 국회 내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판사 출신인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경기 수원갑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의원입니다. 민의를 대표하는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을 부끄러움도 없이 희롱한 김 의원의 기세와 결기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김 의원이 국회 입성 1년 차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 의원을 불러 "덕분에 국회의장에게 싹싹 빌었다"고 질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의원은 윤 원내대표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김 의원은 박 의장을 찾아 사과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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