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보건·복지·고용이다. 편성된 예산은 216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35.9%에 이른다.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본예산(199조7000억원)에 비해 8.5% 늘었다. 코로나19 대응과 국민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증액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세금 일자리와 청년 지원 예산을 특히 늘렸다는 측면에서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우선 정부가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직접 일자리는 올해 101만 개에서 내년 105만 개로 늘어난다. 이 중 상당수는 노인 일자리다. 내년 84만5000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임기 내 노인 일자리 80만 개’ 목표를 초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장애인 일자리는 2만5000개에서 2만7000개, 저소득층 자활 일자리는 5만8000개에서 6만6000개까지 늘어난다. 이 같은 공공 일자리 사업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극복 이후에도 재정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정부가 직접 교육을 담당하거나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해 마련되는 민간 일자리는 내년 106만 개에 이른다. 취약계층 청년을 중소기업이 채용하면 한 해 최대 96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제도가 신설돼 14만 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저축하면 12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대상도 7만 명 추가된다. 월 50만원씩 6개월을 지급하는 구직촉진수당 지원은 올해 40만 명에서 내년 50만 명으로 확대된다.
소득에 따라 정부가 저축액의 일부를 지원해주거나 추가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 형성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입대 장병을 대상으로 저축의 25%를 정부가 지원하는 장병내일준비적금도 시행된다. 병장 월급을 60만9000원에서 67만6000원으로 인상하고, 급식 단가는 8790원에서 1만1000원으로 늘리는 각종 처우 개선도 청년 대책에 포함됐다. 정부는 병영생활관 변기의 30%에 해당하는 1만5000대의 비데를 설치한다며 37억원의 예산을 짰다.
지속적인 청년 지원을 위해 기재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에는 청년정책과가 신설된다. 교육부를 비롯한 5개 부처에는 청년정책 전담 인력을 세 명씩 보강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청년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립해 유기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운정과 동탄을 연결하는 GTX A 구간에 4609억원이 책정돼 2023년 말로 예정된 노선의 적기 개통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송도와 마석을 잇는 GTX B 구간에는 803억원, 덕정과 수원 구간인 GTX C 구간에는 1030억원이 배정돼 공사 부지 수용 등에 사용된다.
아울러 서남해안 관광도로, 울산외곽순환도로, 동해선 단선전철화 등 18개 SOC 사업에 8000억원이 투입된다.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와 전북 상용차사업 혁신성장, 전남 수산식품수출단지 등 전략산업 육성에는 4000억원이 투자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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