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이 대기업 1차 협력사에 무촉매 수전해 기술을 적용한 RE100 시스템을 구축한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캠페인이다.
대기업 1차 협력사가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조달하는 RE100 조성에 나서면서 향후 대기업과 협력사들의 투자가 잇따를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및 자동화설비 제조기업 피디티(대표 송학봉)는 친환경 에너지 연구개발기업인 에이치쓰리코리아(대표 김진관)와 그린수소 자가발전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내년까지 10억원을 투자해 피디티 평택공장에 10㎾h 규모의 그린수소 자가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 피디티는 한 달 전력 사용량(1800㎾)의 10%를 친환경 전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에이치쓰리코리아의 무촉매 수소발생기와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고분자 연료전지(PEMFC),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하나로 연결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력은 100% 태양광과 풍력발전기를 사용한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건물 옥상과 유휴 부지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피디티는 삼성디스플레이 1차 협력사로 OLED 장비를 공급해 지난해 2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기업 1차 협력사가 무촉매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연료발전 시스템을 적용한 사례는 국내 최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40억원을 투자해 현재의 10배인 100㎾h 규모의 그린수소 연료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전체 사용전력을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경우는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이 무촉매 수전해 기술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사례는 아직 없다.
김진관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 사용은 세계적인 추세로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 에너지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무촉매 그린수소 발전 시스템은 태양광과 풍력만으로는 불안정한 전력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가격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학봉 대표는 “유럽연합(EU)이 2023년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탄소국경세(CBAM)를 도입하게 되면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미래 경쟁력이 없다”며 “무촉매 수전해 기술을 적용한 그린수소 자가발전 시스템의 경쟁력을 높여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