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이 코로나19에 시름하는 현대인의 삶을 위로해줄 공연을 마련했다. 판소리 흥보가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창극으로 재구성했다. 오는 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흥보展'을 선보인다.
연출진 면면이 화려하다. 배우 김명곤이 지난해 창극 '춘향전'에 이어 올해도 흥보전의 연출을 맡았다. 극본도 직접 썼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명창 안숙선이 작창했다. 안 명창은 유파별로 나뉘어진 흥보가를 섭렵했다. 이번 작품에도 다양한 창의 원본을 엮었다.
국립창극단은 이번 작품에서 연출가 고(故) 허규(1934~2000)가 1998년 내놓은 '흥보가'를 본다. 원작의 줄거리는 유지하지만 재창작된 부분이 눈에 띈다. '박'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민중의 심리를 반영했다. 관객들이 몰입하도록 '제비 나라'를 소개하는 장도 추가됐다.
연출을 맡은 김명곤은 "고달픈 인생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을 그려내려 했다"라며 "다양한 인간의 면면을 고스란히 살려내 판타지를 꿈꾸는 이야기를 썼다"고 설명했다.
판소리 원본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음향을 더했다. 국악과 현대음악을 엮어온 밴드 공명의 리더인 박승원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가야금부터 아쟁 등 국악기에 바이올린, 첼로 등을 곁들여 반주를 썼다.
다채로운 무대 연출이 눈길을 끈다. 설치미술가 최정화가 무대를 꾸몄다. 최정화는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의 미술감독을 맡았고,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무대디자이너이기도 하다. 무대에 설치된 대형 LED스크린에 그의 작품 '세기의 선물' 등을 상영한다.
무대만큼 출연진도 대거 동원됐다. 창극단원 전원이 무대에 오른다. 객원 배우 등을 합치면 총 59명이 무대 위를 메운다. 소리꾼 김준수가 흥보역을, 소리꾼 윤석안은 놀보역을 연기한다. 공연은 오는 21일까지 펼쳐진다. 관람권 가격은 2만~8만원.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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