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확 뺀 '중고차 자판기' 연내 나온다

입력 2021-09-01 17:33   수정 2021-09-09 16:28

국내에도 미국처럼 ‘중고차 자판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국내 중고차 통합인증 및 상품화 업체인 체카는 오는 12월 경기 수원시 매탄동 자체 통합인증센터 앞 부지에 ‘신개념 주차타워’(사진)를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13층 아파트 높이(38m)에 49대 차량 입고가 가능한 이 주차타워는 내부에 전시된 차량을 밖에서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건물 전체를 강화유리로 투명하게 설계했다. 이 회사가 품질을 보증한 중고차를 모바일 앱을 통해 쇼핑한 뒤, 이곳에서 인도받을 수 있다. 현장에서 차량을 고른 뒤 바로 살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사람의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로 이뤄질 예정이다. 거대한 ‘중고차 자판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안효진 체카 대표는 “중고차 유통마진 등 거품이 빠져 기존 중고차보다 5~10%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성능 점검을 마쳤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도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체카는 중고차 100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통합인증센터를 구비해 성능 점검을 비롯해 △도색·판금 △휠·유리·실내 복원 △소모품 교환 △광택 등을 한자리에서 처리한 뒤 새 차 수준으로 복원해 판매한다. 모바일 앱에서도 중고차를 360도 회전시키며 외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안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이 회사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중고차 통합인증 및 상품화 업체다. 현재 롯데렌터카, 현대캐피탈, KB캐피탈 등의 위탁을 받아 중고차를 매입하거나 거래할 때 품질 인증 작업을 하고 있다. 품질을 중시하는 수입 중고차 브랜드 인증 시장에선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포르쉐 페라리 마세라티 아우디 등의 인증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으로 BMW 등에서 경력을 쌓은 안 대표는 ‘중고차업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미국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업체 카바나처럼 혁신적인 회사로 체카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카바나는 100%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것이 특징으로 미국 내 8곳에 중고차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현재 중고차 유통업체로는 기업가치가 미국 내 최고 수준(54조원)으로 성장했다.

안 대표는 “중고차 자판기를 국내에 4~5개 추가 설치하고, 품질 인증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더 안전하고 저렴한 차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 내년은 25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최근 롯데벤처스, KB증권 등으로부터 25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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