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노사상생형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이달 완성차 양산에 들어간다. 광주광역시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AI)산업에 역량을 집중해 국가 AI데이터센터 유치도 이뤄냈다. 이용섭 광주시장(사진)은 민선 7기 굵직한 사업을 잇따라 성공 반열에 올려 지역에서 ‘광주를 경제도시로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시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광주는 2년도 안 돼 AI 관련 기업·기관 100여 곳이 둥지를 트는 등 사람과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로 바뀌고 있다”며 “산업지형을 첨단화해 광주를 기업하기 좋은 ‘경제1번지’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지자체가 주도한 ‘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산업계에선 ‘과연 성공할까’라는 의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게 사실이다.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이르지만, 어쨌든 광주는 사업을 본격화한 지 3년여 만에 기획→투자유치→공장건설 단계를 밟아 결과물을 내놓는 지점에 도달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한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경형 SUV가 생산되는 것은 국내 최초로, 자동차 취득세 면제와 자동차세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주차장 할인 등 경제성도 커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GGM을 발판 삼아 자동차산업 특화도시로 성장하는 데에도 시동을 걸었다. 국내 유일의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를 짓고 있고, 3000억원을 들여 친환경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도 조성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무인 저속 특장차 규제자유특구로도 지정됐다. 이 시장은 “사업이 완료되면 GGM과의 시너지가 발생해 친환경 자동차 선도도시로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AI산업융합 집적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 ‘AI 자율주행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구축하는 등 AI와 연계한 미래차 실증기반 조성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코끼리가 크다고 둘로 나누면 코끼리는 죽는다”고 했다. 그는 “국가AI데이터센터, AI실증사업 추진, 인재 양성과 기업 유치 등 AI 집적화 정책을 광주에서 추진했는데, 이제 와서 분산을 주장하면 안 된다”며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깨뜨리는 것은 물론 지역균형발전 정책과도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는 2019년부터 총 4000억원을 들여 AI산업융합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세계 10위권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국가 AI데이터센터 구축에도 들어갔다. 이 시장은 “AI산업의 분산은 경쟁력을 추락시킬 것”이라는 논리도 폈다.
AI 후발주자인 한국이 선진 국가 및 도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집적화 전략이 답이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너도나도 AI를 원한다고 이를 지역별로 나눈다면 국내 AI산업은 꽃도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버릴 것”이라며 “광주가 반드시 ‘AI 4대 강국 대한민국’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형 일자리 성공 등 민선 7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이 시장은 “시민들이 ‘AI산업’이라는 차량을 타고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게 되면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나는 것을 분명히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광주 그랜드 디자인’도 내놨다. AI 중심의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도시 실현, 스마트 메가시티 ‘아리 빛고을촌’ 조성, 도시재생 등을 앞으로의 과제로 삼았다.
그는 “광주 군공항을 이전하면 그 부지에 AI산업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극복의 성공모델을 구축하겠다”며 “인접한 나주, 화순, 담양, 함평, 장성을 연계하는 인구 200만 명 규모의 메가시티를 조성하는 한편 광주송정역과 상무역 등을 재생해 새로운 도시 혁신거점으로 대변신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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