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출시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3세대 폴더블폰에 어떤 부품이 탑재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Z폴드3와 플립3는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는 제품이라 현재 제조사 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폰에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각도로 폰을 펼쳐서 세워 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이드어웨이 힌지(Hideaway Hinge)'와 외부 먼지 및 이물질 유입으로부터 힌지와 기기를 보호하는 스위퍼(Sweeper) 기술을 적용했다.
전자기기 내부 부품이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제조사 입장에선 큰 리스크.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함께 경첩(힌지) 부분 이음새를 어느 정도 완성도로 만드는지가 폴더블폰의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대화면을 채택한 Z폴드3는 플립3와 비교해서도 구조상 본체와 힌지 사이에 미세한 틈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먼지나 이물질이 끼면 제거하기 어렵다. Z폴드3에 탑재된 외부 힌지는 국내 기업 KH바텍이 단독 공급했고, 내장 힌지(메탈 플레이트)는 파인테크닉스가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부품사와 함께 Z폴드3 힌지 두께와 심미적 부분을 전작 대비 개선했다. Z폴드3는 접었을 때 가로 67.1mm, 세로 158.2mm, 두께 14.4~16.0mm로, 접었을 때 가장 두꺼운 부분인 힌지 쪽이 Z폴드2 대비 0.8mm 줄었다.
아울러 힌지와 스마트폰 본체 사이에 맞춰 스위퍼 강모(나일론 섬유)가 폰이 접히거나 펼쳐질 때 틈새를 끊임없이 쓸어내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는 독일 전자기기 인증기관인 '뷰로 베리타스'로부터 20만회의 폴딩(접었다 펴는) 테스트 검증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H바텍과 파인테크닉스는 삼성전자 내에서 지배적 점유율을 보유한 데다 중화권 및 북미 고객사로 납품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며 "향후 폴더블폰 시장이 더 커지면 관련 기술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폴더블폰 액정을 보호하는 광학필름(UTG·울트라씬글라스)도 진화한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Z폴드3에 폴더블폰으로는 처음으로 '스타일러스펜(S펜)' 기능을 쓸 수 있게 함에 따라 전작 대비 얇은 초박형필름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1세대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의 디스플레이 내구성 결함 논란을 겪은 뒤 Z폴드2부터는 화면에 투명 폴리이미드(PI) 대신 UTG를 입혔다. Z폴드3에 탑재되는 UTG 두께는 약 30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m)에 불과하다. 자칫 펜촉으로 압력을 가할 경우 파손될 수 있어 세경하이테크의 강화 공정을 거친 UTG를 채택했다.
펜 움직임을 인식하는 부품인 '디지타이저'는 인터플렉스와 일본 와콤의 기술을 썼다. 디지타이저는 펜의 움직임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주는 입력장치다. 인터플렉스는 이번 폴더블폰에 펜 입력을 탑재하기 위한 폴더블폰용 디지타이저를 별도 개발했다.
Z플립3에는 처음으로 제품을 열지 않고도 지문인식을 통해 '삼성 페이' 등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쓸 수 있다. 이는 드림텍의 지문인식 모듈 기술 덕분이다. 드림텍은 2016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와 '갤럭시M' 시리즈에 처음으로 관련 기술을 공급했다.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과 달리 폴더블폰인 Z플립3는 측면 사이드키에 지문인식 모듈을 탑재했는데 드림텍은 Z플립3에 맞춰 새로운 지문인식 모듈을 개발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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