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의 암호화폐 신사업을 이끄는 카이 셰필드 부사장(크립토부문 책임자)은 “10억달러는 비자 전체 거래액에선 작은 규모지만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고 했다. 이 회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팀을 두고 암호화폐 거래 속도와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가 1~2일 개최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1’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눈을 돌린 국내외 기업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셰필드 부사장은 2일 기조연설에서 “비자는 암호화폐 생태계의 거래를 돕는 브리지(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19년 크립토부문을 꾸릴 당시 목표보다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열광하는 새로운 자산군이자 문화현상”이라고 했다. 젊은 층은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조차 버그(오류)가 아닌 자연스러운 특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행사에서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스마트 컨트랙트,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페이먼트,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등 여섯 가지를 블록체인산업의 핵심 화두로 꼽았다. 참석자들은 “대중적 관심이 코인 투자에 집중됐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고도화해 실질적 변화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도 자회사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정봉 서울옥션블루 대표는 “NFT는 작가와 팬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작자의 스토리를 담은 NFT가 2차 판매 과정을 거치면서 팬들을 통해 또 다른 서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NFT가 너무 비싸게 팔리는 것은 좋지 않은 현상”이라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의 연결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디파이도 NFT 못지않은 ‘폭풍 성장’을 이어가는 분야다. 디파이는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결제, 송금, 예금, 대출, 투자 등 금융거래를 하는 시장이다. 이날 디파이에 예치된 암호화폐는 1년 새 5.4배로 불어난 959억달러(약 111조원)어치에 달했다. 마렉 올셰브스키 셀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디파이를 더 확장하려면 기존 PC가 아니라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서 브라이트만 테조스 공동창업자는 이더리움보다 빠른 처리 속도를 내세우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다른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보다 보안성과 확장성이 뛰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불가능했던 비트코인에 이 기능을 도입하려는 업체도 나왔다.
무니브 알리 스택스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에서 NFT, 디파이 등이 가능해지면 더 엄청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