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내내 답답함이 이어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 한국은 전 국가대표팀 수장 딕 아드보카트가 이끄는 이라크(랭킹 70위)를 상대로 홈에서 졸전 끝에 승전보를 올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A조 리그 1차전 홈 경기에서 0-0 무승부,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보르도)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좌우 날개에 손흥민(토트넘)과 송민규(전북)를 배치한 4-1-4-1 전술을 가동했다. 중원에는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루빈 카잔)이 나섰고, 손준호(산둥 타이샨)가 혼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홍철(울산), 김민재(페네르바체),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문환(LA FC)이 늘어섰고,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골키퍼를 맡았다.
한국 대표팀은 경기를 내내 주도했지만 승부를 매조지는 ‘결정력’이 부족했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조직력은 떨어졌고 슈팅은 15개나 때렸지만 날카로움은 없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은 2~3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어 집중 마크하면서 발이 묶였다.
한국은 전반 4분 만에 황인범이 슈팅을 시도하며 강하게 전방을 압박했다. 전반 9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한 황의조가 중앙으로 달려든 손흥민을 향해 크로스를 내줬지만 볼이 골키퍼 쪽으로 향해 슈팅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정적 기회는 전반 27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황의조의 헤더가 수비수를 맞고 나오자 이재성이 골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재빨리 슈팅했다. 하지만 공은 크로스를 훌쩍 넘었다. 전반 30분에는 황인범의 25m짜리 프리킥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전 득점에 실패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준호를 빼고 남태희(알두하일)를 투입했다. 이어 후반 13분 송민규와 김문환을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용(전북)으로 교체했고 후반 24분에는 이재성 대신 권창훈을 넣어 중원에서 변화를 줬다.
한국은 후반 28분 홍철의 왼쪽 측면 크로스가 골지역 정면에서 솟구쳐 오른 황희찬의 헤더로 이어졌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34분에도 권창훈의 헤더가 골대를 빗나갔고 후반 40분 황의조의 헤더 역시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오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을 갖는다.
한편 일본은 이날 일본 오사카의 시립 스이타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차전 홈 경기에서 오만에 0-1로 졌다. 일본은 FIFA 랭킹 24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가운데 순위가 가장 높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랭킹 79위로 조 최약체로 꼽히는 오만에 충격패를 당하면서 카타르로 향하는 첫걸음부터 꼬이게 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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