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이 차원이 다른 감성으로 올 가을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린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이 오는 4일 베일을 벗는다.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전도연 분)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류준열 분),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가 그리는 치유와 공감을 밀도 있게 풀어낸다. 오랜만에 만나는 짙은 감성의 드라마를 기대케 하는 가운데, 첫 방송을 하루 앞두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다른 듯 닮은 상처를 가진 부정과 강재, 공감과 연민의 경계에서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진한 감성으로 풀어낸다. 그 이름만으로 신뢰를 주는 ‘올타임 레전드’ 전도연은 부정의 내면 깊숙한 곳에 뒤엉킨 상실과 불안, 공허와 고독 등의 감정을 진폭 큰 연기로 그려낸다.
새로운 인생 캐릭터 경신에 나선 류준열은 위태로운 청춘 강재의 복합다단한 내면을 한층 깊어진 연기로 빚어낸다. 우연인 듯 필연처럼 스며드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쌓아 올리며 가슴 시린 서사를 완성할 두 배우의 시너지가 기대를 뜨겁게 달군다.
허진호 감독은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라는 것이 특별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무엇인가 이뤘다는 사람들도 가질 수 있는 보편적 아픔과 슬픔이 와닿았다”라며, “이 시국에 삶의 온도를 1도라도, 0.5도라도 올릴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지혜 작가는 ‘인간실격’에 대해 “고독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작품을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로는 ‘사람’, ‘고독’, ‘공감’을 꼽았다.
이어 “대본을 접한 분들에게 기존 드라마의 공식을 하나도 따르지 않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허공에서 등장인물들이 불러주는 대로 작업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라며 “그 점이 오히려 묘한 궁금증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부정’과 ‘강재’가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나서, 무슨 대화를 나누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차별점을 짚어 첫 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박병은과 김효진은 각각 ‘정수’와 ‘경은’으로 분해 아직 헤어지지 못한 첫사랑의 애틋하고 비밀스러운 사연을 녹여낸다. 부정이 세상의 전부이자 유일한 자랑인 아버지 ‘창숙’ 역은 박인환이 맡아 가슴 먹먹한 부성애로 감동을 안기고, 부정과 지독한 악연으로 얽힌 중견 배우이자 스타작가 ‘아란’ 역은 박지영이 맡아 열연한다.
조금 특별한 동거인으로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을 양동근과 조은지, 강재와 함께 청춘의 솔직한 민낯을 그려나갈 손나은, 유수빈은 극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끈다. 평범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저마다 크고 작은 어둠 앞에 서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한편,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은 내일(4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