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전통무용과 현대무용을 엮다…차수정 순헌무용단 '2색 공연'

입력 2021-09-05 16:48   수정 2021-09-06 00:54

한국무용에 담긴 단아한 몸짓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차수정순헌무용단이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한지 위의 우리춤’과 ‘청, 바다를 열다’ 등 두 편의 무용극이다.

오는 8~9일 개막하는‘한지 위의 우리춤’은 전통무용을 극으로 빚은 작품이다. 여섯 장으로 이뤄진 작품에선 처용무, 태평무, 살풀이춤, 소고춤, 승무 등이 각 장의 중심 소재가 된다. 극중 왕비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게 줄거리다. 2013년 초연된 뒤 평단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장석용 무용평론가는 “전통춤을 보존하면서도 무용극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국무용이 지루하다는 선입관을 깨트리려 극에 다양한 요소를 담았다. 첫 장에선 난초의 향을 표현하려 향을 피워놓고 군무를 춘다. 3장 ‘나비 살풀이춤’을 출 때는 실제로 살아있는 나비를 무대 위로 날려 보낸다. 극이 전개되는 동안 무대 뒤에 놓인 병풍에 그림을 그린다. 극 전체를 연결 짓는 연출이다. 무용단의 차수정 예술감독(숙명여대 무용과 교수)은 “일반적으로 한국무용은 어둡고 한스러운 춤이란 편견이 퍼져 있었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려고 여러 연출 기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11일에는 ‘청, 바다를 열다’를 같은 무대에 올린다. 고전소설 ‘심청전’을 무용극으로 각색한 신작으로, 이번이 초연이다. 약 100분 동안 무용수가 주인공 심청에 이입해 춤사위를 펼친다. 기존 소설과 달리 비극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차 감독은 “심청이 2021년을 살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하며 안무를 짰다”며 “심청의 주변인들이 방관하며 비극으로 치닫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고전소설을 본떠 이야기를 썼지만 춤은 전통춤과 현대무용을 엮었다. 바닥부터 치고 올라오는 힘을 표현하는 전통무용의 동작과 허공으로 뛰어다니며 하늘을 지향하는 현대무용 동작을 활용했다. 차 감독은 “줄거리가 현대를 살아가는 심청을 다루므로 현대적인 해석을 하려면 전통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춤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차 감독이 2005년 창단한 이 무용단은 우리 전통춤을 활용해 다채로운 창작무용극을 선보여 왔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차 감독은 한국춤협회 부회장과 춤문화유산콘텐츠발전위원장도 맡고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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