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싼 스냅 사진사의 카메라
그 희한한 볼록렌즈엔
밀물도 아니고 썰물도 아닌
어지러운 우주의 온갖 찬란한 만다라 무늬들
아롱아롱 비칠 뿐
시집 《바람개비별》(시학) 中
여기, 평생 갯벌만 찍는 스냅 사진사 게가 있습니다. 갯벌에 가면 꼼지락거리는 게를 구경만 했지, 게 눈이 우주의 온갖 찬란한 만다라 무늬들을 찍고 있는 상상은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평생 갯벌에서 살 운명인 한낱 미물인 게에게도 자기만의 눈에 비친 둥근 세계가 있겠지요. 변화무쌍한 어지러운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내 눈에는 어떤 아름다운 무늬와 풍경이 비칠까요? 어떤 깨달음 하나 얻게 될까요?
김민율 시인(2015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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