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 데이터베이스(DB) 전문기업 비트나인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에 돌입한다고 3일 밝혔다.
총 공모주식수는 207만1000주, 제시한 희망공모가격은 8700~97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약 180억~201억원 규모다. 10월 5일~6일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2일~ 13일 청약을 거쳐 10월 22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그래프 DB를 개발하고 있다. 그래프 DB는 점, 선을 축으로 하는 그래프를 활용해 각종 데이터 패턴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프 DB 활용 시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유의미한 분석 데이터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비트나인은 하나의 질의문에 관계형 데이터와 그래프 데이터를 위한 질의를 동시에 수행하는 통합 쿼리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그래프 DB 제품의 라이선스를 고객사에 공급하고 그래프 DB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래프DB는 데이터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강점이 있다. 가상화폐 거래 데이터로부터 자금세탁 패턴을 발견하거나 특수관계 기간의 복잡한 범죄 수사 등 현대 사회의 고도화된 범죄 이슈 해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 국내의 한 은행은 그래프 DB의 분석 기술을 활용해 범죄의 온상인 대포통장 탐지에 성공했다. 기존의 AI 기술로도 불가능했던 영역을 탐지해 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강철순 대표는 “데이터의 활용 전략이 기업의 생존으로 이어지는 시대에 그래프 DB의 활용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로는 찾아낼 수 없었던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내는데 특화된 그래프 DB가 산업의 판을 흔들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프 DB는 이미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미국 그래프 DB 기업인 네오4j는 3억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오라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그래프 DB 기술 개발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비트나인은 미국 현지의 R&D 센터와 아파치 재단 함께 ‘아파치 AGE’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 보험, 결제사 등 금융 산업 뿐 아니라 제조, IT, 엔터테인먼트, 교육, 공공 분야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비즈니스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 5G/6G 등 미래 신산업의 특성상 끊임없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데이터 간의 관계 분석에 특화된 그래프 DB의 가치 또한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비트나인은 코스닥 상장을 발판삼아 글로벌 역량 강화에 더욱 힘써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DB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비트나인은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 기관 2곳에서 A등급 이상을 획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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