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의 매각이 추진 중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사모펀드운용사(PE)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는 한국 및 일본 버거킹 매각을 앞두고 자문사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어피너티가 보유한 한국 버거킹(법인명 비케이알) 지분 100%와 일본시장 내 버거킹 매장 운영권이다.
어피너티는 2016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가 보유 중이던 한국 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1년 뒤 글로벌 버거킹 브랜드를 소유한 캐나다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과 일본 내 버거킹의 매장 신설과 관리, 상품 개발 등 운영권을 총괄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 롯데GRS가 보유하던 일본버거킹 지분 전량도 약 100억원에 사들였다.
어피너티 인수 이후 버거킹은 국내 시장에서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57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경쟁사인 맥도날드의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7%)을 뛰어넘은 성과다. 버거킹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매장 수도 411곳으로 맥도날드(404개)를 처음으로 제쳤다. 붉은대게와퍼, 기네스 와퍼, 통모짜와퍼 등 중·고가 신메뉴가 소비자 사이에 자리 잡고, 광고 등 마케팅 효과로 인지도를 쌓기도 했다. 특히 2019년엔 배우 김영철씨를 활용한 '4달라' 광고는 세간에 화제가 됐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직전해(181억원)대비 급감했다. 어피니티 인수 이후 2019년 단 한 해를 제외하고 인수 직전 수준(120억원)의 영업이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맘스터치 등 프랜차이즈 업체간 경쟁도 점차 심화하면서 쿠폰 발행 등 저가 경쟁 구도도 이어지고 있다. 인수 후보 입장에선 버거킹이 보유한 국내 브랜드 인지도와 성장세는 매력 요소인 반면 수익성 회복이 이어지지 못한 점은 고민거리로 남았다.
어피너티는 2014년 조성한 4조8000억원 규모 아시아 4호펀드를 통해 버거킹을 인수했다. 인수대금 2100억원 중 800여억원을 차입해 마련했다. 이후 2019년 인수금융을 규모를 두 배 가량 늘리고 배당으로 현금을 끌어올리는 자본재조정(리캡)을 단행해 일부 투자 원금을 회수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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