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BJ에게 10대 청소년이 수백만 원어치 후원을 했다. 가족이 뒤늦게 알게 된 후 환불 요청을 했지만, 한 BJ는 "이거에 대해 제대로 배워야 한다"면서 "환불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혀 논란이다.
BJ 랄랄(본명 이유라)은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지금까지 쏜 별풍선을 환불해 달라는 시청자'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랄랄은 자신의 팬 SNS 계정을 운영하는 중학생 팬에 대해 언급했다.
랄랄은 팬의 언니라고 밝힌 쪽지 내용을 공개했다. 랄랄이 공개한 쪽지를 보낸 인물은 중학교 2학년인 동생이 부모의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었고, 그동안 후원했던 별풍선을 환불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쪽지 작성자는 "동생이 월초부터 지금까지 쓴 돈만 700만 원 정도가 됐다"며 "금액 단위가 몇백만 원 정도가 돼버리니 해결이 안 될 것 같아 죄송한 마음으로 연락드리게 됐다"고 환불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랄랄은 "이 쪽지는 동생이 별풍선을 쏜 모든 BJ 분에게 보내신 것"이라며 "저에게 후원한 금액은 130~14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방송하는 내내 분명 '이게 네 돈이 아니고 중학생이라면 후원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며 "후원을 받으면 BJ들은 그것에 대한 리액션을 한다"고 환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랄랄은 또 "140만 원이라는 돈은 저에겐 큰돈은 아니다"면서도 "환불해 줄 수도 있지만 이 친구가 이거에 대해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성년자가 후원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취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후원을 한 중학생에게 따끔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환불해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랄랄이 좋은 교육을 했다고 옹호하는 측과 돈도 돌려주지 않고 콘텐츠로 만드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논란이 커지자 랄랄은 "미성년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분의 충동적인 선택과 소비로 많은 후회와 자신이 감당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겼고, 이후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지난해 초등학생이 보호자 동의 없이 인터넷 개인방송 애플리케이션 '하쿠나 라이브' BJ들에게 1억 3000만 원을 입금한 사건이 알려진 후 올해 초 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한준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인터넷개인방송플랫폼의 이용자 피해 등을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2019년 '인터넷개인방송 유료후원아이템 결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사업자들의 자율규제 준수를 권고해왔지만, 초등학생의 별풍선 결제 등 이용자들의 금전적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
특히 미성년자의 월 결제 한도 설정, 미성년자 결제 시 법정 대리인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마련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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