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가스 기업 가즈프롬 산하 정유회사인 가즈프롬네프트는 이달부터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항공기 급유 비용을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로 받기 시작했다. 가즈프롬네프트는 중국 내 34개 공항에서 항공유 급유 사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이 늘어나는 가운데 주요 상품의 자국 통화 결제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쑹쿠이 중·러지역경제연구소장은 “미국이 달러를 제재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 중국과 러시아는 무역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달러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부 미국 정치인은 중국을 글로벌 달러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4월 유럽연합(EU) 의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금융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를 차단하겠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리신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러시아·중앙아시아연구센터 주임은 “미국이 세계 결제 시스템을 독점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위험을 분산해야 할 이유가 높아지고 있다”며 “양국 간 통화 스와프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나라는 2014년 1500억위안(약 245억달러) 규모의 3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계약은 2017년에 3년 연장됐다.
지난해까지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 규모는 3년 연속 1000억달러(약 116조원)를 넘어섰다. 러시아 중앙은행과 세관당국에 따르면 중·러 간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17% 이상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비중은 12%를 넘는다.
중국 인민대 보고서에 따르면 중·러 간 교역에서 달러 결제 비중은 2015년 90%에서 지난해 상반기 46%로 떨어진 반면 위안·루블 결제 비중은 24%로 늘어났다.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은 휴대폰, 노트북PC, 자동차 부품 등이다.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식물성 기름 등이 중국으로 주로 수입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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