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자도 친양자 입양"…법무부, 법개정 나섰다

입력 2021-09-06 18:22   수정 2021-09-07 00:57

앞으로 독신자도 입양 자녀를 법률상 완전한 친자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가 혼인한 부부에게만 허용해왔던 ‘친양자 입양’ 관련 규정을 고치기로 해서다.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향으로 민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6일 밝혔다. 친양자 입양은 친생부모와의 관계를 종료시키고 양부모와의 친족관계만을 인정하는 입양제도다. 입양 전 가족과의 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일반 입양과 달리 성(姓)과 본(本)도 양부모를 따르게 된다.

현행 민법은 결혼한 지 3년이 지난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할 경우에 한해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신자는 친양자 입양이 불가능하다. 혼자 자녀를 길러야 하기 때문에 부부에 비해 양육에 불리하다는 게 이유다. 방송인 홍석천 씨가 조카를 입양하고도 법률적으로 완전한 아버지가 되지 못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헌법재판소도 2013년 이 같은 배경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위헌) 의견으로 현행 친양자 입양제도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사공일가 TF는 “자녀를 잘 키울 의지와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독신자도 단독으로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독신자 중에서도 기혼자 부부 못지않게 아동을 잘 양육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현 제도가 편친 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TF는 아울러 입양 당시 양부모가 모두 있었더라도 이후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독신이 될 수 있는 점 또한 법 개정의 이유로 제시했다. 기혼 부부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은 양육 능력과 환경은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 절차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가정법원의 심사 단계에서 양육 능력과 상황을 지금보다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TF 구성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TF는 지난 7월 입법예고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도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달 초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후속 조치로 ‘정서적 유대가 있는’ 등과 같은 표지가 들어간 반려동물 개념, 반려동물이 타인의 불법 행위로 죽거나 다친 경우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민법에 마련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아울러 TF는 수리비가 교환가치를 넘어서 인정되기 어려운 일반 물건과 달리 반려동물의 치료비 상당 손해배상액은 교환가치를 넘어 인정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또 민사집행법상 압류 금지 대상에 반려동물을 추가할 방침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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