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다. 현대차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전환 시기를 계획보다 앞당기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단순히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회사 비전을 이루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은 △클린 모빌리티 △차세대 이동 플랫폼 △그린 에너지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추진된다. 현대차는 운행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클린 모빌리티(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판매 비중을 빠르게 늘릴 계획이다. 2035년부터 유럽에서 엔진이 장착된 차량(내연기관차 및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를 중단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어 2040년까지 미국과 중국, 한국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도 엔진 장착 차량 판매를 중단한다. 당초 2040년까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만 판매하기로 한 기존 계획을 5년 당겼다.
수소전기차 라인업도 확대한다. 2023년에 넥쏘 부분변경 모델과 스타리아와 비슷한 크기의 다목적차량(MPV) 수소전기차가 출시된다. 2025년 이후에는 수소로 움직이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나온다. 이어 10년 내 수소로 움직이는 상용차 10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수준의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완전 무인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2023년부터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에 이 차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 효과는 개인 소유 차량보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유차량에서 훨씬 크게 나타난다”며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해지면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도시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 에너지 활용 방안도 공개됐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2040년까지 전 세계 현대차 사업장의 전력 수요를 90% 이상 줄이는 게 목표다. 2045년에는 모든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만 쓸 예정이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당장 내년부터 100% 재생에너지 가동 체제로 전환한다.
현대차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융합한 로보택시가 지속 가능한 교통망 구축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법인 대상 대량 판매 차량의 전동화 전환은 개인의 전기차 구매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빠르고 꾸준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로보택시 외에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같은 친환경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 상용화할 계획이다. 2028년 도심 운영을 위한 전동화 UAM을 내놓고 2030년에는 인접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제품도 선보인다.
뮌헨=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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