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충청 지역 경선에서 54%대 득표율로 ‘대세론’을 확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음 경선지인 강원을 방문해 1차 슈퍼위크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갔다. 더블스코어의 패배를 당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일정을 대거 취소한 채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낙연 캠프는 충청 결선 결과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청 지역 경선에서 ‘깜짝 선전’을 기대했던 이 전 대표 측이 민심 이반을 확인하면서 네거티브 중단 등 전략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 측이 주도해온 ‘반이재명 전선’의 네거티브 기조가 수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이 이 지사의 ‘무료변론’ 의혹이나 ‘지사찬스’ 등 각종 검증을 이끌었지만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는 이낙연 캠프가 네거티브에 열중한 나머지 이 전 대표의 공약 브랜드인 ‘신복지’에 대한 전달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 한 수도권 의원은 “네거티브는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일 때나 유효한 전략”이라며 “열세를 확인한 만큼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선거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를 ‘강원평화특별자치도’로 지정해 대북관계 개선의 중심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는 “강원도가 남북평화시대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법 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평화경제특별구역을 지정하고, 기반시설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왕래와 교역의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구체적으로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법 제정 △해양·산악·내륙 관광 산업 육성 △한반도 평화 경제를 위한 교통망 확충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동안 남북관계 관련 발언과 공약을 자제했던 이 지사 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카드를 꺼내든 것은 강원 지역 표심을 넘어 북한에 대한 유화책을 기대하는 민주당 지지층을 공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구체적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지사는 “소통 통로를 최대한 확보하고 주변국을 설득하는 방법을 찾겠다”며 “구체적인 시기나 세부적인 방법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관위에 따르면 6일까지 모집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수는 193만 명에 달한다. 지난 충청 경선에선 이 중 약 7만 명의 표가 공개됐다. 1차 슈퍼위크에서 개표되는 대구·경북·강원 대의원 및 권리당원(3만2000명)과 1차 선거인단(64만1900명) 중 과반을 차지하면 사실상 경선 승리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 이재명 캠프의 계산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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