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축적된 엔진기술 포기 벤츠, 이제 전기차에 올인"

입력 2021-09-06 17:35   수정 2021-09-07 02:07

“내연기관 엔진은 더 이상 개발하지 않습니다.”

6일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기자와 만난 마르쿠스 쉐퍼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앞으로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로 승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연기관 엔진으로 명성을 쌓아온 벤츠가 130여 년간 축적한 기술을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1885년 내연기관차를 처음 발명한 사람도 벤츠 설립자인 카를 벤츠였다.

벤츠 승용차 부문과 벤츠 모기업 다임러그룹의 리서치 총괄을 맡고 있는 쉐퍼 COO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쉐퍼 COO는 “한국에서 (현대자동차 등)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벤츠는 럭셔리 브랜드를 넘어서는 ‘넥스트 럭셔리’로 입지를 공고히 해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제휴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미 깊은(deep) 협력을 하고 있다”며 “EQA, EQB, EQC 등에선 한국 배터리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유럽 셀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중국 등 생산 지역에 따라 그곳에서 생산하는 로컬 배터리를 다양하게 섞어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대적인 전기차 전환을 위해서는 배터리 부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배터리를 고도로 표준화해 벤츠 차량의 90% 이상을 하나의 배터리 플랫폼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쉐퍼 COO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아키텍처를 전기차 전환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2030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하기로 한 벤츠의 전략 실행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키텍처 MB.EA는 벤츠 전기차의 기반이 되는 백본(backbone·척추)”이라며 “이를 확장시킨 고성능 전기차 아키텍처 AMG.EA, 상용차 아키텍처 VNA.EA를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뮌헨=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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