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기업 둥웨가 뜬다" 홍콩증시 대표주자 부상

입력 2021-09-06 17:49   수정 2021-09-08 13:20

‘텐센트는 잊어버려라. 둥웨그룹의 적수가 못 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중국 종합화학기업 둥웨그룹(Dongyue Group)을 소개하며 이같이 표현했다. 둥웨그룹 주가는 지난 2일 홍콩증시에서 27.1홍콩달러에 마감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333% 뛰며 중국 대표 기업 텐센트를 제치고 최대 관심주로 떠올랐다. 둥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등 미래 핵심 소재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 산업 핵심 소재 생산
1987년 설립된 둥웨그룹은 차량이나 건설현장 등에 쓰이는 유기 실리콘, 친환경차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등을 생산하는 종합화학기업이다. 냉매, 고분자재료 등 소재 분야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화학업계의 강자다. SCMP는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등의 사업에선 세계적으로 적수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둥웨그룹의 힘은 꾸준한 기술 개발과 특허에 있다. 창업 직후부터 기술 개발을 위해 연 매출의 10%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주로 미국과 유럽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소재 분야에서 특허를 다수 보유했다. 자체 개발한 ‘녹색 냉매’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친환경 냉매로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승인받았다. 또 불소수지(PTFE) 개발 2년 만에 중국을 미국, 이탈리아 등과 함께 세계 3대 PTFE 생산국으로 올려놨다.

둥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유기 실리콘 등 미래 산업에서 핵심 소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2050년 수소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차지하고, 시장 규모는 2조5000억달러(약 29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유기 실리콘을 생산하는 자회사 산둥둥웨가 그룹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1위 유기 실리콘 생산업체인 호샤인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유기 실리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서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100PPI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t당 2만6400위안이던 유기 실리콘 가격은 최근 3만7250위안 수준까지 치솟았다.

산둥둥웨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유기 실리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유기 실리콘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매체 시나파이낸스닷컴에 따르면 유기 실리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1.6%에 육박한다. 2025년 시장 규모는 150억위안(약 2조692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산둥둥웨는 올 4분기 연 생산량 20만t 규모의 유기 실리콘 공장이 완공되는 대로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신규 프로젝트로 성장 가속화
둥웨그룹은 중국 정부의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 당국이 규제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달리 둥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실리콘 사업 등은 ‘정부가 밀어주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산둥둥웨는 중국 정부가 206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원하는 혁신 기업으로 선정됐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이 공장을 방문해 둥웨그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둥웨그룹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원타오 CSC파이낸셜 애널리스트는 “둥웨그룹의 주력 프로젝트 대부분은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에 시작된다”며 “이를 통해 견고한 성장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둥웨그룹은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데다 전기차의 필수 소재도 만든다”며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젠훙 둥웨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하반기에 더 높은 성장 모멘텀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박주연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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