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25)은 살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네 번째 공판에서 김씨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반항을 심하게 했고 당황한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난 3월 A씨와 여동생, 모친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김태현이) 경찰 조사 때와 다르게 진술 중”이라며 변호인이 우발적 범행을 방증하는 유리한 증거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경찰 조사 때 왜 진술하지 않았냐고 김씨에게 물었다.
김씨는 “당시에는 피해자의 휴대폰을 사용했는지조차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 처음에 들어왔을 때 오로지 위협해서 제압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처음부터 살해할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종합적인 재범 위험성이 '높음'으로 평가돼 다시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며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보호관찰소 조사 결과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는 1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준이고, 정신병질자 점수는 19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중간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씨측 변호사는 “동종범죄로 처벌 받은 적이 없고, 위험성 평가 점수는 13점으로 높으나 같은 수준인 13점 이상 29점 이하에서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며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는 김씨로부터 살해된 피해자의 유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피해자인 큰딸의 이모는 재판부를 향해 “피고와 같이 같은 공간의 공기로 숨을 쉬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며 “법정 최고형에 처해질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3일 공판기일을 열어 변호인 측 반대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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