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株도 잘 잡아야 '대박'…이번엔 진원생명과학 등판

입력 2021-09-07 08:59   수정 2021-09-07 09:00


백신 관련 종목들이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의무보유 확약 물량 해제 우려에 급락하자 또 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를 개발 중인 진원생명과학으로 매수세가 쏠렸다. 자칫 뒤따라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시장 안팎의 분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8.06% 내린 3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에는 KRX뉴딜지수 편입 이슈로 종가 기준 최고가보다 한 호가(500원) 낮은 33만5000원까지 올랐지만, 하루 새 분위기가 바뀌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6개월동안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기관에 배정한 주식 물량이 오는 18일부터 거래될 수 있다는 게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 물량은 394만8100주로, 전체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주식수의 5.16%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주식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풀리는 ‘오버행’ 이슈로 올해 상장한 새내기 대어들의 주가가 요동쳤다. 카카오뱅크는 우정사업본부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1368만383주(지분율 2.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지난 1일 처분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전일까지 3거래일동안 12.84%가 빠졌다. 특히 전일에는 314만1600주(지분율 0.66%)의 1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풀리는 데 대한 우려로 4.21% 급락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6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풀리기까지 9거래일이 남았고, 실제 거래는 추석 연휴(18~22일) 이후인 23일부터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급락의 이유를 모두 오버행 이슈로만 돌리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오를만큼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로 인한 모멘텀을 백신 후보 개발 기업들 중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약세장 속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아 나섰다는 해석이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초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10일 개발 중인 백신 후보 GBP510의 임상 3상 진입을 승인한 뒤 추가로 상승 탄력을 받아 같은달 19일에는 33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7월 종가 17만500원과 비교하면 13거래일만에 96.77%가 급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급등세를 보이는 동안 다른 백신 후보 개발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8월 들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33만5500원까지 오른 13거래일동안 또 다른 국산 백신 개발 후보 기업들의 주가 변동률은 진원생명과학이 14.82% 하락했고, 제넥신(5.37%), 유바이오로직스(5.65%), 셀리드(29.45%)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에 그쳤다.

지난달 주가 흐름이 가장 안 좋았던 진원생명과학이 전일 14.67%의 급등세를 보였다.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GLS-5310의 임상 2a상 시험 대상자 모집을 위해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다.

나머지 백신 후보 개발 기업들 중에서는 셀리드와 제넥신이 각각 4.86%와 0.52% 상승했고, 유바이오로직스는 4.13% 빠졌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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