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채용 공고를 내고 있다. 억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이전 직장 연봉의 1.5배 등의 혜택을 내걸고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핀테크 업계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평가다.
토스증권은 오는 15일까지 테크 직군 공개채용 서류접수를 진행한다. 서버 개발자와 프론트엔드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제품 디자이너 등 최대 60명을 뽑을 계획이다. 테크직 비중이 70%에 달하는 토스증권은 인력보강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해외주식 서비스를 개시하고 내년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을 넘어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으로 향하고 있는 토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인재들을 끌어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가 지난 7월 직전 연봉의 최대 1.5배와 기존 팀원과 차등 없는 스톡옵션 제공 등을 제시하며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도 증시에 입성해 ‘금융 대장주’를 꿰차기 전인 지난 7월 두자릿수의 3년 이하 개발자 공채를 진행했다. 만 3년 근속시 1개월의 유급휴가에 200만원의 휴가비를 별도로 제공하고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카카오페이는 이달초 첫 비기술 대상 직군(프로덕트 매니저) 공채 공고를 내기도 했다.
다른 핀테크들도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자산관리 앱 뱅크샐러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가 최소 1억원의 스톡옵션을 약속하며 리드급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대출중개 핀테크 핀다의 기술개발 및 데이터 조직은 1년새 3배 이상 늘었다. 삼성과 롯데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에서도 인재를 영입했다. 지난달엔 최성호 전 네이버 부사장을 기술전략 자문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끝난 P2P(개인간 금융) 업계도 조직을 키우고 있다. 8퍼센트와 윙크스톤파트너스 등은 하반기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8퍼센트는 본사 확장 이전도 계획 중이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좀처럼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100여명), 산업은행(50~60여명), 수출입은행(30여명) 등 국책은행들과 달리 시중은행들의 공채 여부나 규모 등은 아직 미정인 상황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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