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나혼자 산다'에 출연한 최강창민은 '혼술'을 즐기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와인셀러(냉장고)에 다양한 와인을 채워놓은 그는 "홀로 술을 마시면 편안해진다"며 웃음지었다.
이처럼 '1인가구의 즐거움'을 찾는 손길이 늘면서 최근 와인 수입이 급증했다. 집에서 마시는 술인 '홈술'과 혼자 마시는 '혼술'로 와인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 결과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와인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4% 증가한 3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미 연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 수입액(3억3000만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지난해 와인 수입이 27.3% 늘며 맥주(2억2700만달러)를 제치고 주류 수입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맥주(-19.2%), 양주(-13.6%) 등의 수입은 줄었지만 와인이 수입 증가를 견인했다.
관세청은 "코로나 시대에 회식보다 '홈술', '혼술' 문화가 자리 잡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류, 와인이 인기를 끌었다"고 풀이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21개 제품을 대상으로 지난 6월 기준 소비자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16개 제품 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했다. 제품별로 최소 0.1%~최대 40.3%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원산지별로는 올해(6월 기준) 칠레산 와인 가격(100mL 기준)은 3185원으로 2년 전보다 35.5% 하락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산 가격이 12.3% 내렸고, 이탈리아산과 미국산은 각각 10.0%, 0.1% 하락했다.
소비자원은 와인 가격 하락에 대해 "초저가 와인 출시,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경로 다양화와 함께 와인 관련 어플리케이션(앱)과 주류 스마트오더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하기 쉽게 변화한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 롯데마트에서 올해(8월 누적 기준)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9% 증가했다. 백화점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와인 매출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편의점 선두주자 CU와 GS25의 편의점 와인 판매량은 각각 113.4%, 146.5% 뛰었다. 신세계그룹 소속 편의점 이마트24의 경우 올해 8월까지 와인 176만병을 판매, 지난해 연간 판매량(173만병)을 이미 넘어섰다.
김지웅 이마트24 일반식품팀장은 "야외 활동이 줄고 집에서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주류를 찾는 고객이 크게 증가했고, 특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쏟아진 선물세트 중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앞서 롯데마트가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실시한 7월29~8월31일 와인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사전 예약 판매기간보다 210.6%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8월13일~9월6일 주요 먹거리 추석 선물세트 판매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51.5%를 기록한 와인이 꼽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와인의 경우 집에서 명절을 보내는 '홈추' 트렌드가 자리잡은 작년 추석에 60.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 비중도 11.3%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굴비(6.2%)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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