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은 쇠퇴기를 맞고 있다. 2018년 1378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027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도 2018년 77억원에서 작년 12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에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던 무인양품의 위기에 대해 업계에선 일본 직수입으로 인한 비싼 가격, 국내 생활패턴과 맞지 않는 상품군을 원인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기획하고 제조까지 하는 수입 제품이 많다 보니 가격은 비싸고 한국인의 생활패턴에 맞지 않는 상품이 많다”며 “가령 국자와 침대가 한국인의 식성과 체격보다 작게 출시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무인양품은 지난달 한국 업체와 협력한 국내 생산 제품을 늘리고 가격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정보기술(IT), 트렌드, 현장으로 요약된다. 그는 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원격·자동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오더’와 ‘마이 DT 패스’를 선보여 대성공을 거뒀다. 그는 ‘사무실에 없는’ CEO로도 유명했다. 매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 꼼꼼하게 살펴보고 개선 사항을 찾는 ‘현장 경영’을 펼쳤다.
이 같은 경영 스타일은 자주에서도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취임 직후 자체 온라인 앱 리뉴얼에 들어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아닌, 자주 자체 앱을 흥행시켰다. 또 ‘온라인 볼륨업’을 위해 신세계그룹 채널 외 쿠팡 카카오 G마켓 등에도 입점을 결정했다. 그 덕분에 자주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작년 2분기 9%에서 올 2분기 14%로 크게 늘었다.
이 사장은 인기 걸그룹 멤버 이름을 외울 정도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자주에서 파자마, 와이어리스 속옷 등 ‘보디 포지티브’ 의류를 히트시키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 사장의 스타일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스타벅스 사장 시절 매장 방문 때 지적할 것이 있어도 현장에선 절대 질책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신 회사로 돌아와 작은 지적사항을 큰 그림으로 발전시킨 뒤 개선안을 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직원들의 건의와 제안을 경청하고 제품에 반영한다”며 “소통 분위기가 형성되는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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