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이 정세균 캠프에서 공동대변인을 맡다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를 선언한 전재수 의원을 향해 "지지 선언이 아닌 배신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사에도 상도의가 있듯이 정치에도 최소한의 도의라는 게 있다"며 "정세균 캠프 공동대변인 직함을 가진 사람이 경선도중에 정 후보가 포기하지도 않았는데 상대방 캠프로 이적하는 건 정치도의도 아니고 정상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경선과정에 캠프를 사퇴하는 경우는 있지만, 캠프를 바꾸는 경우는 내 기억에 처음"이라면서 "지지 선언이 아니라 배신 선언이다. 경선이 끝나고 원팀 선대위구성 때 합류해도 충분하고 그게 오히려 정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굳이 경선 도중에 캠프를 배신하고 1위 품에 안기는 건 늦으면 자리가 없다는 조바심인가, 잠시 창피해도 일찍 가서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이기적 발로인가"라며 "이재명 지사의 1위가 확실해지니까 신념도 입장도 팽개치고 되는 쪽에 몰려가는 대세추종인가"라고 했다.
끝으로 "이광재 캠프였다가 경선 연기론자였다가 정세균 캠프 대변인인 사람이 경선도 끝나기 전에 서둘러 이 지사 캠프로 이적하는 행태는 정치도의를 무너뜨리는 염치없는 짓"이라며 "죽기 살기로 앞무리만 쫓아가는 레밍 행태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부산 지역 친문 인사로 꼽히는 전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은 공정과 정의라는 시대정신을 이뤄내고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할 사람"이라며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이광재 의원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나 이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가 단일화를 선언한 뒤 정 전 총리 캠프에서 대변인직을 맡고 있었다. 지난 5월에는 대선 후보 경선 연기론을 펼치면서 애초 정해진 대로 경선을 진행하자는 이 지사 측과 대립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저는 정세균 캠프에 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민의힘에 간 것도 아닌데,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따라다니다 저리 간 사람한테 (배신이란)저런 말 들어야 하느냐"고 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래 제가 도왔던) 이광재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가 단일화를 했다"며 "(이후) 저는 정세균 캠프를 방문한 적도 없고 대변인 이름으로 논평하고 활동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캠프 대변인으로 이름이 올라간 데 대해선 "저는 완곡하게 거부한 건데 (정세균 캠프에서) 그냥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정세균 후보님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고, 이광재 의원과 단일화를 했으니까 제가 돕는 게 인간적 도리인데, 제가 도울 수 없어 (한동안) 다른 캠프에 가지 않고 중립지대에 있었다"고 했다. 이어 "8월31일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었지만 정세균 캠프에서 충청지역 경선 개표 전에 지지선언을 하면 '김이 빠지지 않겠느냐'해서 지지선언 일정을 충청지역 경선 이후로 미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의 충청권 경선 압승 이후 갑자기 이 지사 지지로 돌아선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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