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이 오자 유통업계가 추석맞이에 분주하다. 코로나19 4단계 격상에 따른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연중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때문에 귀성하지 않고 집에서 명절을 보내는 트렌드가 확산하며 샤인머스캣 등 고급 과일과 프리미엄 한우 스테이크 세트, 와인 등 고가의 미식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마케팅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고가의 추석 선물 수요를 겨냥해 100만원짜리 ‘북대서양 참다랑어 명품세트’도 내놨다. 아이슬란드 자연산 참다랑어를 담은 제품으로 10세트 한정 판매한다. 연간 1만5000병만 생산하는 ‘페트뤼스 올드빈티지 컬렉션’ 와인은 생산연도에 따라 병당 800만원에서 1100만원에 내놨다.
현대백화점은 5만~20만원대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세 배가량 늘렸다. ‘현대 한우 소담 송(松)세트’(19만원), ‘샤인머스캣·사과·배 난(蘭)세트’(8만5000원), ‘소중한식사 사계절 저장식’(6만8000원) 등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콘텐츠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추석 선물세트 행사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VR 명절 행사장’을 10일 선보였다. VR 명절 행사장에선 행사장 곳곳을 휴대폰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360도로 둘러볼 수 있다. 선물세트의 크기도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는 최근 인기가 높은 샤인머스캣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샤인머스캣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리는 한편 가격은 최대 20%가량 낮췄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샤인머스캣 시즌 동안 이마트 전체 포도류 매출에서 샤인머스캣이 차지한 비중은 53.6%였다. 포도류 매출 중 절반이 샤인머스캣에서 나온 셈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2%포인트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물가를 잡기 위한 ‘추석 비상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계란, 사과 등 명절 차례상이나 간단한 식사에 많이 쓰이는 신선식품을 할인 판매한다.
위메프는 추석 기획전을 열고 22일까지 최대 25% 상시 할인 행사를 한다. 추석 선물을 편리하게 고를 수 있도록 품목·가격대별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4개 품목(신선·가공·건강·생활용품)에서 매일 2개씩 추천해준다.
G마켓과 옥션은 오는 14일까지 ‘한가위 빅세일’을 진행한다. 2만여 판매자(셀러) 상품을 최대 70% 할인가에 판매하고 매일 2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11번가는 추석 특집 ‘전국민 세일’을 15일까지 연다. 명절 시즌 이용자가 선호하는 인기 판매자(셀러) 2800곳이 참여해 39만 종에 달하는 상품을 할인 가격에 선보인다.
패션업계도 바빠졌다. 홈쇼핑은 주력 가을·겨울 패션제품 공개를 모두 마쳤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쳐 패션 제품에 지갑을 열기 시작한 소비자를 겨냥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NC, 뉴코아, 이천일아울렛, 동아 등 도심형 아울렛 전 지점과 온라인 쇼핑 플랫폼 이랜드몰은 8일부터 1주일간 ‘만족 보장 세일 위크, 만세위크’를 진행한다. 유명 패션 브랜드 제품을 최대 80% 할인한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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