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라고 지시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대해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라"며 공개 경고했다.
구 실장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박 차관을 언급하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국민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신중한 처신과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지켜달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박 차관을 향해 "매우 부적절하다"고 경고한 이후 하루만에 구 실장이 재차 질책한 것이다. 이날 회의엔 박 차관도 참석했다.
박 차관은 지난달 31일 산업부 기획조정실 주관으로 열린 ‘미래 정책 아젠다 회의(가칭)’에서 직원들을 향해 ‘대선 공약으로 괜찮은 아젠다를 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차기 정권에 줄을 대려는 모습으로 비춰져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구 실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각 부처에서는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선거 분위기에 편승한 공무원의 선거 중립 위반, 공직기강 해이 행위에 대해 감찰 활동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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