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이 9일 SK이노베이션과의 10조원대 장기공급계약 공시를 내놓자 증권업계에서는 목표주가 50만원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상장한 지 2년 반만에 공모가(4만8000원)보다 10배 높은 수준의 목표주가다.
9일 대신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목표주가를 한달 만에 기존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42.8% 상향조정했다.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 50만원은 대신증권이 처음이다. 기존의 최고 목표주가는 NH투자증권이 제시한 48만원이다.
이날 장 시작전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과 10조1102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4년부터 2026년말까지 3년간이다. 이날 주식시장 개장전 공시가 나온 뒤 에코프로비엠은 장중 40만원(18.80%)까지 오르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공시로 에코프로비엠이 시총 10조원대로 올라설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8월 회사가 제시한 2025년 매출액 가이던스 8조원에는 이번 공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에 반영된 양극재 판매 규모는 연간 10만t 규모인데 계획된 생산능력은 약 6만t 수준으로 추가 증설이 필요하다"며 "연내 미국 공장 건설에 대한 계획이 공식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에코프로비엠과의 사업 협력 강화를 공식화했다. 또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일 에코프로글로벌을 설립, 양극재 해외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대신증권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78배로 높지만 2023년 실적을 끌어오면 23배까지 낮아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적 증가세가 안정적인 만큼 좀 더 미래의 실적을 밸류에이션에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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