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앵커PE)가 국내 최대 콜센터 아웃소싱 기업인 메타넷엠플랫폼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앞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된 2위 콜센터 유베이스에 이어 1위 업체도 PEF가 품게 되면서 업계 내 합종연횡 가능성이 커졌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앵커PE는 메타넷엠플랫폼 최대주주인 최영상 메타넷 회장(사진)의 지분 54.46%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전체 기업 가치가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지분 가격은 1500억~2000억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앵커PE는 이미 2012년 메타넷엠플랫폼 지분 43.6%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번 인수를 마무리하면 지분 전량을 확보하게 된다.
메타넷엠플랫폼은 전국 30여 개 센터, 8000여 명의 전담 인력을 보유한 국내 최대 아웃소싱 콜센터 업체다. 국내 주요 통신사와 정보기술(IT)·금융·e커머스 등 110곳 이상의 기업이 메타넷엠플랫폼에 고객상담 업무를 맡긴다. 지난해 매출 3489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3601억원), 영업이익(236억원)과 비교하면 모두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력 밀집도가 높은 콜센터의 운영이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최 회장과 앵커PE는 지난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임해 보유 지분 모두를 매각하려 했지만 양측 의견 차이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앵커PE는 이번에 지분 전량을 확보해 의사결정 권한을 쥔 뒤 적정 시점에 재매각이나 상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콜센터 아웃소싱 업계에 연쇄적인 인수합병(M&A)이 일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홍콩계 PE인 어피너티는 2018년 2위 업체 유베이스를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메타넷엠플랫폼과 유베이스, 효성ITX 등 상위 3개사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16%로 3개사 점유율이 과반인 일본에 비해 분산돼 있다”며 “연관 기업 인수로 규모를 키워 점유율을 늘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메타넷엠플랫폼은 최 회장이 2003년 인수해 메타넷그룹에 편입시켰다. 최 회장은 2000년 창업투자 회사인 메타넷비즈니스서비스(옛 메타넷)를 세운 뒤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 왔다. 최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콜센터 아웃소싱 사업에서 손을 떼고 IT 클라우드 기업인 메타넷글로벌과 계열사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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